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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선임기자의 경제노트]멀어지는 대기업-中企 동반성장

김성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1.07 14:27

수정 2019.01.11 10:16

 매출액 증가율은 비슷, 영업이익률 격차는 커져
 전속기업 수익성 낮아도 재무건전성은 더 좋아
"불공정거래 제재 강화 등 상생 생태계 조성해야"


자료= 산업연구원
자료= 산업연구원

전자·자동차 등 우리나라 주력산업에서 대기업과 전속거래하는 중소기업이 갈수록 동반 성장 효과를 얻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기업의 경영 간섭, 불공정 전속거래 등으로 인해 협력업체의 경쟁력이 낮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기업 vs. 전속 협력업체 수익성 격차 갈수록 커져
7일 산업연구원과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2010년부터 2017년까지 전자산업 전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경영성과의 경우 중소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대기업과 비슷하게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영업이익률은 대·중소기업간 격차가 눈에 띄게 커졌다. 두 집단 간의 영업이익률 격차는 2010년 4.45%포인트에서 2015년 5.8%포인트, 2017년 13.99%포인트로 확대됐다.국내 전자산업의 대표적 대기업인 삼성전자와 전속협력업체 경영성과를 보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률은 2010년 10%대에서 지난해 20% 이상으로 상승했다.
이에 비해 전속협력업체는 같은 기간 줄곧 5%에 머물면서 격차가 커졌다.

전속 중소협력업체와 비전속 중소기업의 지난해 수익성을 비교해보면 전속 업체는 3%대에 머물렀지만 비전속 기업은 4%대로 더 높았다. 다만 부채비율은 전속 중소 업체는 60%대, 비전속 기업의 경우 160%대로 전속 기업 재무건전성이 더 좋았다.

자동차산업의 전속 중소협력업체와 비전속 중소기업의 영업이익률을 봐도 전속 업체는 2%대지만 비전속 기업은 3% 중반 이상으로 전자산업과 마찬가지로 비전속 기업이 더 높았다. 반면 부채비율은 대기업 협력업체가 100%대, 비전속 중소기업은 250%대로 대기업 협력업체가 더 낮다.

협력업체 경쟁력 저하의 원인은 위탁대기업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협력업체에게 원가계산서, 여타 거래처 정보 등 기업 경영정보를 직·간접적으로 요구하는 등의 경영간섭이 여전하기 때문이라는 게 산업연구원의 분석이다.

■위탁대기업 우월적 지위로 협력업체 경영간섭
산업연구원 맹지은 동향·통계분석본부 연구원은 '전자와 자동차산업 협력업체 경쟁력 저하의 원인과 시사점'이란 제하의 보고서에서 보고서는 협력업체의 경쟁력 저하 원인으로 △대기업의 협력업체 경영권 간섭 △상생결제시스템 부재 △협력업체의 부품 고부가가치화 부진 등을 꼽았다. 이에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수평적 협업체계 구축, 상생협력 생태계 조성, 불공정 행위 개선 노력 등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맹 연구원은 "국내 협력업체들이 대기업에 의존해 양적 성장을 이뤘으나 대기업의 우월적 지위로 협력업체들은 수익성이 떨어지고 혁신 역량을 강화하지 못하는 등 불공정 전속거래와 독과점적 산업구조가 국민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협력업체의 원가 상승 요인이 발생하더라도 위탁대기업은 적기에 반영하지 않으며 약정단가, 정책단가 인하로 인한 협력업체의 수익성 저하와 상생결제시스템의 수혜를 받지 못하는 중소 협력업체의 자금난도 문제가 심각하다.

협력업체의 대부분이 위탁대기업의 설계도에 근거한 단순 조립활동에 매몰돼 혁신역량이 부족하거나 자체 개발한 기술의 상용화에 애로를 겪으면서 부품 고부가 가치화가 부진해 종속관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맹 연구원은 "전자산업에서는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와 플랫폼을 소유한 기업의 경쟁우위가 강화되고 있으며, 자동차산업에서는 패러다임 변화에 따라 중소협력업체의 역할이 강화돼 대중소기업 간 수평적 협업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전자·자동차 산업의 국내 기업간 거래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한 조사와 제재를 강화하는 등 상생협력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결론 지었다.

win5858@fnnews.com 김성원 산업·경제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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