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J턴의 조건] 소상공인은 경제 주체, 그들의 목소리 반영된 정책이 나올 때다

박소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1.01 16:27

수정 2019.01.01 16:27

자영업의 핵심, 소상공인 부활
땜질 대책 대신 육성대상으로
[J턴의 조건] 소상공인은 경제 주체, 그들의 목소리 반영된 정책이 나올 때다

소상공인·자영업 정책이 본격적으로 생긴 건 5년도 채 안 됐다. 2014년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출범했고, 기금도 이때서야 독립적으로 운영됐다. 소시민의 편을 자처한 문재인정부는 출범 이후 야심차게 소득주도성장을 강조하며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근로제 등 강력한 노동정책을 도입했다. 하지만 정책은 정부가 생각한 것과 다른 방향으로 흘렀다. 자영업자가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2년 간 네 차례에 걸쳐 11조원이 넘는 자영업자 직접지원 대책을 내놨지만 현장 반응은 싸늘했다.
그러다 지난해 마침내 자영업자 대책의 프레임을 전환했다. 자영업자들을 복지 대상에서 육성 대상으로 인식하겠다고 선언했다. 소득주도성장에 찍은 방점을 낮춘 것으로 J노믹스의 첫 방향 선회다. 전문가들은 방향성을 찾은 만큼 차근히 대책을 밟아가라고 조언한다.

■소상공인, 경제주체 됐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작용은 시행 직후부터 본격적으로 불거졌다. 최저임금 결정과정에서 소상공인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데다 소상공인업종 차등화 방안 등의 합리적인 건의마저 무산돼 소상공인들의 반발이 거셌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소상공인·자영업 정책의 핵심은 최저임금 인상에 반발하는 층을 타깃으로 한 수동적 정책에 초점이 맞춰졌다. 6조원을 들여 일자리 안정자금 등 인건비를 지원했다. 3조원은 국민연금, 고용보험을 지원하는 두루누리 지원사업 확대 등 사회보험료 보완에 쓰였다. 근로장려세제 완화 등 세금 감면도 2조원가량 됐다. 하지만 현장의 반응은 좋지 않았다. "자영업자에 대한 배려는 전혀 없는 땜질 대책"이라며 소상공인 단체들이 반발했고 설상가상 정부의 이들에 대한 사찰 의혹까지 불거졌다.

정부는 그래도 소득주도성장 기조를 바꾸지 않았다. 직접 재정, 세제 완화 등과 함께 임대료 인하,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 등 영향력이 미미한 대책만 내놓을 뿐이었다. 소득주도성장을 거칠게 밀어붙이던 정부는 지난 연말이 돼서야 이를 선회하는 정책을 내놨다. 자영업을 지원 대상이 아닌 육성대상으로 보고 창업부터 도약까지 단계별 지원에 나선다는 것이 골자였다. 아직 시행 전이고, 세부 추진 계획이 부족하다는 한계는 있지만 자영업자 지위에 대한 인식을 바꿨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소상공인 과밀화 완화 필요"

전문가들은 자영업자를 복지 수혜자가 아닌 경제 주체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춘우 서울시립대 교수는 "소상공인 문제는 중소·중견기업 일자리 부족과 이어지는 문제"라면서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중소기업으로 이들이 중견기업으로 점점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청장을 지낸 한정화 한양대 교수는 저서에서 "지역 상권을 활성화하고 소상공인 과밀화를 완화해 안정적으로 생존해 나갈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고 말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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