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외교·안보 우울한 연말..내년 초 가시밭길 가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2.30 14:34 수정 : 2018.12.30 14:34

하반기 악재 몰려, 北침묵·美"돈 더내라"·日레이더 '딴지'
'韓 주도적 해결' 못하는 난제 산적, 내년 초 난맥상 예고

6.12북미정상회담 이후 북미대화는 양측의 입장차가 커지면서 답보상태에 빠졌다. 최근 미국북한에 당근을 제시하고 있지만 북한은 침묵하고 있다. 내년 비핵화 문제의 방향성이 어느 정도 드러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내년 신년사에 한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외교상황이 내년에는 상황이 더 나아질 수 있을까? 북한의 침묵과 "방위비 분담금을 더 내라"는 미국의 압박, 한국 해군함정이 화기통제 레이더를 자국 초계기에 조사(照射)했다는 일본의 주장으로 연말 한국의 외교·안보에는 난맥상이 펼쳐지고 있지만 내년 초 돌파구를 찾는 것도 쉽지않을 전망이다.

30일 외교가에 따르면 올해 한국 외교안보는 전형적 '상고하저' 모습을 보였다. 상반기에는 남북정상회담·북미정상회담으로 화해·평화 분위기가 무르익었지만 하반기에는 북미대화 교착화, 일본과의 과거사 문제 심화, 한미방위비협상 연내 타결 무산 등 부정적 이슈가 몰렸다.

비핵화를 위한 북미대화는 실질적인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바라는 미국과 선제적 제재완화를 바라는 북한의 입장이 엇갈리며 교착상태에 빠졌다.
최근 미국은 북한의 행동을 유도할 제한적 '당근'을 내놓고 있지만 북한의 침묵은 길어지고 있다. 심지어 지난 28일에는 북한이 핵을 조용히 대량생산하고 있다는 주장까지 불거졌다.

북미대화 유지를 통해 비핵화 문제를 풀고, 이를 지렛대 삼아 남북관계를 발전시키는 전략을 펴고 있는 우리 정부의 입장에서 진퇴양난의 현 상황은 부담이지만 내년이 되더라도 전향적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비핵화가 조심스러운 '티핑 포인트(급변점)'까지 왔기 때문이다.

제재 문제 등으로 한국이 현 상황을 적극적으로 이끌어나갈 수 없는 만큼, 우리 입장에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내년 신년사에 기대를 걸고 지켜볼 수밖에 없다. 북한의 태도 변화는 내년 한국의 외교안보가 전환점을 맞이하는 관건이다.

"우리는 호구가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6일(현지시간) 이라크 주둔 미군부대를 깜짝 방문해 장병들을 격려하면서 미국의 동맹국들에게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요구해 미국의 이익을 극대화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의 이익을 최우선시하면서, "동맹국에게 더 많은 방위비를 내라"는 노골적 주장을 내놓는 것도 내년 한국 외교안보에는 큰 불안요소다. 한미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개정을 위해 한미는 올해만 10차례 협상했지만 양국의 입장차로 타결에 실패했다.

미국은 내년 한국에 1조3000억원 이상의 방위비분담금을 요구하고, 유효기간도 기존 5년에서 1년으로 줄이자고 제안했다. 분담금을 전년 대비 35%이상 올리고, 협정도 매년 다시 맺어 한국으로부터 더 많은 돈을 받아내겠다는 것이다. 올해는 결국 타결에 이르지 못했지만 내년이라고 뾰족한 수가 나는 것도 아닌 만큼 외교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자에 대한 일본기업 배상 판결은 한일관계를 최악으로 몰고 갔다. 일본은 판결 이후 한국을 '신뢰할 수 없는 나라'로 규정하며 비난했고, 지난 20일에는 한국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간에 '레이더 조사'문제가 부상, 한일관계는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

한일 양국의 신뢰관계에 균열이 생기고, 이를 지켜보는 양국 국민들도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에서는 반일감정, 일본에서는 혐한감정이 심화·여론화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관계를 복원할 중요 이벤트가 될 수 있었던 '김대중-오부치선언' 20주년(10월)도 냉랭한 한일관계 속에 특별한 주목을 받지 못한 가운데 지나갔다.

한 정부 관계자는 "연말인 현재 우리 앞에 놓인 문제들은 우리가 주도하거나 쉽게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것 같다"면서 "현재로선 연말의 불리한 외교안보적 모멘텀은 내년 상반기로 연결, 한국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매우 높아 '가시밭길'이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네이버채널안내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광고 닫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