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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사자성어 '임중도원'...'짐은 무겁고 갈 길은 멀다'

이유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2.24 16:01

수정 2018.12.24 16:01

교수들이 올 한해를 정리하는 사자성어로 '임중도원'(任重道遠)을 꼽았다. '짐은 무겁고 갈 길은 멀다'는 뜻이다. 문재인정부가 개혁과제를 중단 없이 추진해 달라는 당부를 담았다.

교수신문은 지난 5일부터 14일까지 전국의 대학교수 87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38.8%(341명)가 올해의 사자성어로 '임중도원'을 선택했다고 24일 밝혔다. 임중도원은 '짐은 무겁고 갈 길은 멀다'는 뜻이다. 논어(論語) 태백편(泰伯篇)에 실린 고사성어다.


임중도원을 올해의 사자성어로 추천한 전호근 경희대 교수(철학과)는 "문재인정부가 추진 중인 한반도 평화 구상과 각종 국내정책이 뜻대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아직 해결해야 할 난제가 많이 남아 있다"며 "굳센 의지로 잘 해결해 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골랐다고 밝혔다.

설문조사에서 다른 응답자들도 주로 문재인정부의 개혁을 지지하는 뜻에서 임중도원을 선택했다. 한 교수는 "정부의 개혁이 추진되고 있으나 국내외 반대세력이 많고 언론들은 실제의 성과조차 과소평가하며 부작용이나 미진한 점은 과대포장하니 정부가 해결해야 할 짐이 무겁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임종도원의 경구는 구태의연한 행태를 답습하는 여당과 정부 관료들에게 던지는 바이니 숙지하고 분발하기 바란다"며 현 정부의 무능과 안일한 행태에 불만을 나타낸 지적도 있었다.

나머지 사자성어 후보에도 문재인정부의 개혁에 대한 소회가 반영됐다. 임중도원 다음으로 많이 선택한 올해의 사자성어는 '밀운불우'(密雲不雨)였다. 23.9%(210명)의 선택을 받았다. '구름은 가득 끼어 있는데 비는 내리지 않는다'는 뜻이다. 여건은 조성됐지만 일이 성사되지 않아 답답함과 불만이 폭발할 것 같은 상황을 빗댄 말이다. 2006년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된 적 있다.

밀운불우를 올해의 사자성어로 다시 추천한 고성빈 제주대 교수(정치외교학과)는 "남북정상회담과 적대관계 종결, 북미 정상회담과 비핵화 합의, 소득주도성장 등 대단히 중대한 변화가 일어났지만 막상 구체적인 열매가 열리지 않고 희망적 전망에만 머물러 있는 아쉬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선택 고려대 교수(법학전문대학원)가 추천한 '공재불사'(功在不舍)는 15.3%(134명)가 선택해 3위에 올랐다. '성공은 그만두지 않음에 있다'는 뜻으로 '순자'(荀子)에 나오는 구절이다. 투철한 개혁의지를 강조했다. 김 교수는 "계속 개혁에 매진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과 행여 정부가 계속 밀어붙이다 보면 효과가 날 것이란 집단 최면에 빠져 있는 건 아닌지 걱정스런 마음 모두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4위는 '구름과 안개를 헤치고 푸른 하늘을 보다'는 뜻의 '운무청천'(雲霧靑天)이, 5위는 '왼쪽을 바라보고 오른쪽을 돌아다 보다'는 뜻의 '좌고우면'(左顧右眄)이 차지했다.
각각 11.2%(98명)와 10.8%(95명)가 올해의 사자성어로 골랐다.

교수신문은 2001년부터 교수들을 대상으로 한 해를 사자성어로 풀어보는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50명의 예비심사단이 추천위원들이 추천한 사자성어 20개 가운데 5개를 골라 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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