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美 증시, 87년만에 최악의 12월 맞아...투자심리 '바닥'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2.18 14:56

수정 2018.12.18 14:56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NYSE)의 한 트레이더가 지난 4일 계속되는 약세장에 고심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NYSE)의 한 트레이더가 지난 4일 계속되는 약세장에 고심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지난 여름까지만 해도 역대 최장기 호황을 기록했던 미국 증시가 87년 만에 최악의 12월을 맞게 됐다. 시장 전문가들읜 기준금리 인상과 무역전쟁에 따른 불안감 등이 증폭되어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고 평가했다.

미 경제전문방송 CNBC는 17일(현지시간)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이달 들어 각각 7.6%, 7.8%씩 내려갔다고 분석했다. 두 지수의 낙폭은 1931년 대공황(각각 17%, 14.5%)이후 가장 심각한 수준이다.
미 증시는 보통 성탄절 연휴를 전후해 증시가 일시적으로 상승하는 '산타랠리'를 겪기 때문에 12월 증시가 전월대비 하락세로 끝난 경우는 대공황 이후 25번 밖에 없었다.

시장에 암울한 전망을 드리운 충격은 17일 발생했다. 이날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07.53포인트(2.11%) 하락한 2만3592.98에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다우지수는 14일에 이어 2 거래일 연속 약세를 보였다. S&P500지수 역시 54.01포인트(2.08%) 내린 2545.94에 장을 마쳐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낮았다. 다우지수 종목 30개와 S&P500지수를 구성하는 11개 부문 모두 하락장을 보였으며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56.93포인트(2.27%) 떨어진 6753.73에 마감됐다. 대표적인 소형주 지수인 러셀2000 지수도 2.3% 떨어진 1378로 마감됐다. 해당 지수는 지난 8월 고점 대비 20% 이상 빠져 2016년 4월부터 이어진 강세장(저점 대비 20% 이상 상승·고점 대비 20% 미만 하락)을 끝내고 공식적으로 약세장에 들어섰다.

가장 눈에 띄는 원인은 18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였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추가로 금리를 올린다고 예측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17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금리 인상을 강행하는 연준을 또다시 비난했다. 여기에 무역전쟁에 따른 불안감과 세계적인 경기 침체 전망이 겹치면서 투자심리가 쪼그라들었다. 미 다이렉션 펀드의 폴 브리건디 대표는 "지금 시장 상황은 신뢰할 수 없다"며 "예전에는 저점매수 심리 때문에 하락세가 짧게 끝났지만 이번에는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미 증시는 지난 8월 22일까지 역대 최장기간(3453일) 강세장 기록을 세웠으나 2개월 뒤부터 가파르게 떨어지기 시작했다. 미 유니베스트 자산운용의 티모시 첩 최고투자책임자는 "투자자들이 현재 미국의 통화정책과 무역의 방향과 진행상황에 기대를 잃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장에서 국제 경제의 기반이 단단하다는 연준의 예측을 두고 의심하고 있기 때문에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말을 신중히 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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