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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강백호·김대한의 ‘엇갈린 운명’

성일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2.17 18:27

수정 2018.12.17 18:27

‘투타재능’ 닮은꼴 10대 야구천재
강, 타자전념해 신인왕 등극에도 오타니 같은 ‘2도류’ 도전 의사
김, 타자 희망 시그널 보냈지만 두산에선 투수자원 보강에 무게
[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강백호·김대한의 ‘엇갈린 운명’

김대한
김대한

강백호 연합뉴스
강백호 연합뉴스

강백호(19.kt)와 김대한(18.휘문고-두산)은 닮은꼴이다. 투수로도 타자로도 재능을 타고났다. 서울고 시절 강백호는 4번 타자 겸 에이스였다. 두산에서 1차 지명한 김대한은 청소년대표팀 4번 타자 겸 휘문고 에이스다.

강백호와 김대한의 길은 다르다. 강백호는 프로 입단 이후 투수라는 한쪽 날개를 꺾었다.
타자에만 전념해 2018 프로야구 신인왕을 거머쥐었다. 김대한은 두산에서 투수로 키우려 한다. 구단의 방침대로면 타자는 포기해야 한다.

그런데 속마음들은 반대다. 강백호는 아직 투수에 미련이 많다. 메이저리그서 '2도류' 바람을 일으킨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처럼 투수와 타자 겸업을 바란다. 김대한의 경우도 마찬가지. 차이라면 구단에선 투수 전업을 원하지만 본인은 타자 쪽에 더 관심이 많다.

강백호는 최근 서울고 시절 은사인 유정민 감독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이런저런 얘기 끝에 이강철 kt 신임감독과 나눈 대화를 전했다. 이 감독은 강백호를 우익수로 전환시킬 방침을 전했다. 강백호의 강한 어깨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선 1루 주자의 단타 3루 진루를 억제할 수 있는 우익수로 활용하는 편이 났다는 진단이었다.

하늘같은 감독의 말이라 수긍을 했지만 신세대답게 "투수 겸업에 도전해보고 싶습니다"는 의지를 감추지 않았다. 오타니와 마찬가지로 투수 겸 타자, 즉 2도류를 해보고 싶다는 의사 표명이었다.

kt가 내년 초 전지훈련서 강백호에게 외야 수비와 타격만 시킬지, 아니면 피칭까지 함께 해보도록 둘지는 미지수다. 선수 본인이 간절히 원하는 만큼 최소한 불펜 피칭까지는 시도해 보지 않을까.

강백호는 지난 9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8 희망더하기 자선야구대회에 투수로 출전 1이닝 1실점했다. 최고구속 147㎞의 빠른 공을 던져 주위를 놀라게 했다. 3개의 아웃카운트를 모두 삼진으로 처리하는 위력을 과시했다.

강백호는 2018 프로야구 올스타전서도 최고 150㎞의 빠른 공을 던졌다. 유정민 서울고 감독은 "수비 부담 많은 외야수나 타격만 하는 지명타자보다 투.타 겸업을 시도해 보는 편이 좋을 듯하다. 어느쪽 재능도 포기하기 아깝다"며 제자의 2도류 희망을 지지했다. 유정민 감독은 LG 스카우트 출신.

김대한은 지난 9월 일본에서 열린 아시아 청소년 야구 선수권대회서 대표팀 4번 타자로 출전했다. 일본과의 예선서 고시엔의 영웅 요시다 고세이(가나아시 농고-니폰 햄)로부터 1회 3점 홈런을 뽑아냈다. 한국의 3-1 승리. 이 한 방은 결승 홈런이었다.


김대한은 여러 차례 타자를 희망한다는 시그널을 보냈다. 그러나 박건우, 김재환, 정수빈 등 주전들을 비롯해 두터운 외야 대체 요원을 지닌 두산은 김대한을 투수로 활용할 방침이다.
'화수분 야구'를 자랑해온 두산으로선 외야수보다 투수 자원의 보강이 더 절실하다.

투수를 겸하고 싶은 강백호, 방방이만 잡고 싶은 김대한. 10대 야구 천재들의 꿈이 이번 겨울 이루어질까.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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