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일반

'산업 골든타임 살릴 마지막 도전' 나서는 블록체인업계

김미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2.17 18:18

수정 2018.12.18 10:23

두나무, 향후 3년간 1000억 투자.. 블록체인 플랫폼 루니버스 개발
체인파트너스 암호화폐 거래소.. 데이빗, 몰타서 서비스 확장 계획
이석우 두나무 대표 사진=김범석 기자
이석우 두나무 대표 사진=김범석 기자

표철민 체인파트너스 대표 사진=박범준 기자
표철민 체인파트너스 대표 사진=박범준 기자

블록체인·암호화폐 업계가 정부의 규제 불확실성 장기화와 암호화폐 시세 하락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정부의 방향성 없는 제재와 대내외 악재가 겹치면서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던 국내 암호화폐 대표기업들의 세계 순위가 속속 하락하는 등 한국 기업들의 어려움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현재 블록체인·암호화폐 기업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건전한 시장 형성과 글로벌 주도권 확보를 위한 성장통으로 순화시키기 위해서는 정부가 미국, 일본 등 해외국가의 정책정비 속도에 맞춰 정책을 마련하고, 시장에서 기업들의 옥석이 가려지도록 질서를 잡는 데 시급히 나서야 한다는 조언을 내놓고 있다
■두나무, '블록체인 강국, 코리아' 구축에 나서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석우 두나무 대표(사진)는 2018년 업계 결산에 대한 총평으로 "올 한해는 쉽지 않은 도전의 연속이었다"며 "새로운 산업이 탄생되는 과정의 성장통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규제 당국의 걱정과 우려를 충분히 공감하지만, 지나친 제재로 인해 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로 평가받는 블록체인 시장의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 된다"고 돌아봤다.

앞서 두나무는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렉스와 독점제휴를 통해 지난해 10월 업비트를 세운 뒤, 약 2개월 만에 일일 최대 거래액을 12조원까지 달성한 바 있다. 그러나 블록체인·암호화폐 산업에 대한 정책없이 무조건적으로 암호화폐 거래소의 신규사업을 틀어막는 규칙없는 정책이 지속되면서 업비트는 글로벌 암호화폐 정보업체 코인마켓캡의 24시간 조정된 거래량 기준으로 30위 안팎에 머물러 있다. 일일 평균 거래액 역시 7만1000달러(약 8000만원) 수준이다.


게다가 한국 정부는 암호화폐 거래소를 도박장이라는 프레임에 가둬둔 상태다. 유흥주점업, 사행시설 관리·운영업 등과 함께 암호화폐 거래소 역시 벤처 인증을 받을 수 없는 산업으로 분류한 것이다. 그러나 블록체인 생태계에서 암호화폐 거래소는 자금 선순환을 위한 핵심고리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 대표도 "블록체인 생태계에서 암호화폐를 분리할 수 없기 때문에 거래소 역할이 필수"라며 "두나무앤파트너스를 통해 향후 3년 간 총 1000억원의 자금을 블록체인 업계에 투자하고, 지난 5월 출범시킨 람다256에서 차세대 블록체인 서비스 플랫폼 '루니버스'를 개발하는 이유도 '블록체인 강국'이 되기 위한 일련의 과정이다"라고 강조했다.

■체인파트너스, '크립토 세계 경영'을 기치로 내걸다

'크립토 세계 경영'을 기치로 내건 블록체인·암호화폐 에코시스템 빌더 체인파트너스도 사내 10여 개 서비스 업체를 통해 '도전-실패-성장'의 과정을 반복 중이다. 앞서 지난 3월 차세대 블록체인 플랫폼인 '이오스(EOS)' 운영자(블록생산자·BP) 21명 중 하나로 선출됐지만, 지금은 30위 밖으로 밀려난 상태다. 하지만 당시 EOS BP 선거과정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EOS 블록체인 기반 프로젝트에 초기 투자를 하는 등 액셀러레이터 역할을 하는 '이오시스'를 활발히 운영하고 있다.

또한 지난 1월 세계 최초로 오프라인 매장에서 암호화폐 '이더리움(ETH)'으로 결제할 수 있는 '코인덕 페이먼트'를 상용화 시켰지만, 가맹점 확대를 비롯해 암호화폐 결제 문화 안착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최근 코인덕은 스마트폰 개발업체 시린랩스가 세계 최초로 출시한 블록체인 스마트폰 '핀니'에 자체 암호화폐 결제·송금 기술을 탑재하는 한편, 이달부터 삼성전자 C랩 프로젝트에 참여해 새로운 도전을 이어갈 예정이다.

체인파트너스가 국내외 암호화폐 거래소 간 시장 쟁탈전과 정책당국의 규제 압박 속에 출시한 암호화폐 거래소 '데이빗' 역시 '벌집계좌'로 원화수신을 하지 않는 등 제한적으로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다. 정부가 시중은행을 통해 암호화폐 거래소의 신규 계좌 발급에 제약을 두면서, 대다수 암호화폐 거래소는 법인 운영자금 계좌로 위장한 '벌집계좌' 아래 투자자(거래자) 개인계좌를 두고 편법으로 운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데이빗은 벌집계좌나 마켓메이커(시장조성자) 등을 적용하지 않고 최대한 정부 방침을 준수한다는 게 체인파트너스 측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체인파트너스는 지난달 23일 몰타 정부로부터 '가상금융자산'을 합법적으로 취급할 수 있는 '클래스 4' 라이센스를 취득, 데이빗의 서비스 확장에 활용할 계획이다. 즉 법정화폐인 유로화(EUR)를 합법적으로 수신하는 것은 물론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3자 수탁형태의 암호화폐 보관 및 관리(커스터디, Custody)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다.


표철민 체인파트너스 대표는 "지난 1년 여간 블록체인 생태계에 꼭 필요한 회사들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왔다"며 "글로벌 블록체인 업체로 도약하기 위해 암호화폐 커스터디와 크립토 OTC(장외거래) 등 디지털 자산 영역으로 비즈니스를 확장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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