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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대외투자로 걸프국 제재 돌파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2.17 17:42

수정 2018.12.17 17:42

기술·헬스케어·인프라 투자 확대.. 美 천연가스 개발에도 200억弗.. 국제 위상 높이는 데 집중
주변 걸프국가들로부터 제재를 받으면서 고립돼온 카타르가 국제적 위상을 높이기 위해 대외 투자를 늘리고 있다.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들은 지난 주말동안 열린 도하 포럼에서 카타르 정부가 유엔개발계획(UNDP)에 2800만달러를 비롯해 유엔 안보리 대테러 위원회와 어린이기금 등에 각각 매년 1500만달러와 500만달러 등 총 5억달러를 기부할 것이며 국부펀드인 QIA도 그동안 주로 유럽에 투자하던 것을 미국 등 다른 국가로 다변화시킬 것이라고 보도했다.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바레인, 이집트는 카타르가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집단을 옹호하고 있다며 지난해 단교와 경제 교류 중단을 선언했다. 3000억달러 규모의 QIA를 이끌고 있는 셰이크 모하메드 빈 압둘라만 알 타니 카타르 부총리 겸 외무장관(사진)은 FT와 가진 인터뷰에서 펀드에서 200억달러를 제재 받고 있는 국내 경제 지원에 사용했으나 이 같은 비상 조치는 필요없게 됐다며 그동안 부동산과 주식 등 금융에 투자하던 것을 기술과 헬스케어, 인프라 등 다른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QIA는 보석업체 티파니와 영국 최고층 빌딩인 샤드 뿐만 아니라 미국 할리우드와 런던의 주거용 부동산, 글로벌 은행에도 투자해왔으며 차량공유업체 우버에 1억달러 등 스타트업 기업 투자에도 적극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FT는 이번 투자 확대 발표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로 비판을 받고 있는 틈을 타 카타르가 선진국들에게 중요한 재정지원처가 되는 동시에 글로벌 테러와의 전쟁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카타르는 자국에 중동 지역 군사령부를 두고 있는 미국과도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앞으로 미국내 천연가스 개발에 200억달러도 투자해 2025년까지 연간 1억1000만t으로 생산을 늘릴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 사드 셰리다 알 카비 카타르 에너지 장관은 국영 에너지 기업 카타르페트롤리엄이 이탈리아 에너지 개발업체 에니로부터 멕시코 해안 개발 지분도 인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에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탈퇴하는 카타르는 지난주에 모잠비크의 에너지 개발 프로젝트를 인수하는데 합의했으며 이밖에 키프로스와 아르헨티나, 모로코 등지에서도 석유와 가스 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도하 포럼에 참석한 노스웨스턴-카타르 대학교 부교수 조설린 세이지 미첼은 주변국의 제재를 계기로 카타르가 보수 성향의 사우디 영향으로부터 벗어나면서 자국만의 사회와 정치, 경제적 길을 걷도록 해주는 등 긍정적인 것도 있다고 토론에서 밝혔다.
그는 카타르가 관광 활성화를 위해 80개국 주민들에게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고 근로자들의 노동권리를 강화시켰으며 국가자문위원회에 여성 4명이 임명됐다며 앞으로 정치와 사회적으로 미래가 밝아졌다고 설명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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