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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 르노와 회장 선임 힘겨루기.. 이사회서 곤 회장 후임 결정 보류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2.17 17:36

수정 2018.12.17 21:40

닛산에 긴급 주총 개최 요구
임원 선출 영향력 행사 나서
닛산자동차가 17일 이사회를 열었으나 카를로스 곤 전 회장 후임에 대한 결정을 보류했다. 사이카와 히로토 닛산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이 회장에 취임하는 방안을 포함해 사외이사들이 향후 후임 회장 문제를 논의하기를 바란다며 프랑스 르노와 경영주도권 확보를 위한 힘겨루기를 계속했다.

이날 이사회를 앞두고 르노 측이 긴급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한 데 대해서는 이날 이사회에서 설치가 결정된 '거버넌스(경영체제) 개선 특별위원회'로부터 내년 3월 제언을 받은 뒤 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르노-닛산 연합' 중 어느 진영에서 회장을 차지하느냐에 따라 향후 경영주도권의 향배가 갈릴 것으로 보여 양측의 힘겨루기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닛산 이사회, 곤 후임 결정 보류

교도통신에 따르면 닛산 이사회는 이날 오후 일본 요코하마 본사에서 이사회를 개최했으나 후임을 결정하지 않았다. 그 대신 기업 경영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사외전문가 등으로 '거버넌스 개선 특별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했다.


사이카와 사장은 이사회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회장에 취임하는 방안을 포함해 사외이사들이 향후 논의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회장을 겸임하는 방안에 대해 "당연히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르노 측이 조기 긴급 주총 소집을 요구한 데 대해 사이카와 사장은 위원회로부터 내년 3월 말까지 제언을 받기로 했다며 "이를 토대로 주주총회를 여는 것이 최선"이라고 맞섰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닛산차의 최대주주인 르노가 닛산에 긴급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곤 회장이 닛산 회장직에서 해임되자 주주총회를 통해 임원 선출 등에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강경하게 나섰다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르노의 실질적 최고책임자인 티에리 볼로레 CEO 대행은 지난 14일 사이카와 사장에게 서한을 보내 긴급 주주총회 개최를 요구했다.

■'포스트 곤' 체제 양측 불신

르노의 이번 긴급 주총 요청은 닛산이 경영진에 르노 측 인사를 배제하고 지분관계 재정립을 요구할 것을 사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됐다.

WSJ는 "양사는 대외적으로는 파트너십 유지를 원한다고 말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포스트 곤' 경영체제와 지분구조를 둘러싸고 서로 불신을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닛산은 지난달 곤 회장이 보수 등을 축소 신고한 혐의로 검찰에 체포되자 그를 회장직에서 해임했고, 일본 검찰은 최근 곤 회장을 기소했다.

곤 회장이 체포된 이후 닛산 이사회에서 르노 측 인사는 3명에서 2명으로 줄었고, 닛산 내부에서 르노의 이익을 대변할 고위 임원은 완전히 사라졌다.
이에 르노 측에서 곤 전 회장의 후임을 선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닛산은 사이카와 사장 등 일본인 이사 중에서 회장을 선출하겠다며 르노 측과 팽팽히 맞서고 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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