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 기업투자가 절실한 지자체

성초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2.17 17:28

수정 2018.12.17 17:28

[기자수첩] 기업투자가 절실한 지자체

지난 11월 충북 충주 현대모비스 공장에서 열린 수소전지 2공장 기공식에서는 충북도지사와 충주시장의 감격스러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조길형 충주시장은 "현대차그룹의 결단으로 충주는 물론 충청북도 전체가 일자리 증가의 수혜를 입게 됐다"며 "기업과 지역이 하나가 돼 발전하는 상생모델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는 소감을 전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수소전기차(FCEV) 비전 2030'의 핵심을 공개했다. 2030년까지 수소분야에 7조6000억원을 투자해 수소차 생산능력을 연 50만대로 늘리고, 5만1000명의 새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비전 달성을 위한 첫 단추로 이날 충주공장 기공식을 지목하기도 했다.

기업 투자는 지자체에 '잭팟'과 같다.
평택 사례가 대표적이다. 쌍용자동차 사태로 경기 평택 지역경제가 최악의 상황을 겪던 2010년 삼성전자가 고덕국제신도시 산업단지 투자계획을 내놓았고, 8년 만에 지역경제는 되살아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상반기 삼성전자 평택공장 1기 라인이 가동된 이후 평택시 경제지표는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1기 라인의 직간접 경제유발효과는 163조원에 달하고, 삼성전자가 올해 납부해야 할 지방세 규모만 작년 평택시 전체 세수 규모의 10%가량인 약 400억원으로 추산된다.

현대모비스 충주공장 기공식에서 보인 지자체 수장들의 감격 어린 표정도 이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이날 현대차그룹의 투자 발표에 이시종 충북도지사는 "현대차그룹이 신축을 결정한 충주공장을 중심으로 수소에너지 클러스터를 추진할 것"이라며 추가 투자에 대한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올해 우리 경제는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상황을 겪고 있다.
투자와 고용지표는 1997년 당시 수준으로 악화됐는데, 사정당국 등의 전방위 조사로 대기업들의 기업경영이 위축된 영향도 작지 않다.

다행인 것은 이날 정부가 발표한 '2019년 경제정책방향'에 이번 정부의 핵심이었던 소득주도성장·공정경제 정책과 함께 기업투자 내용이 포함됐다는 점이다.
지자체의 간절함이 반영된 것일까. 정부가 기업 투자촉진에 눈을 돌렸다는 점에 안도감이 든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산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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