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사설

[fn사설] 내년이 더 두렵다는 산업계의 탄식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2.17 17:24

수정 2018.12.17 17:24

새해가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산업계의 한숨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시계제로의 경제전망에 경영여건마저 악화일로여서 새해 살림을 어떻게 꾸려가야 할지 갈피를 못 잡는다. 미·중 무역전쟁과 중국의 성장률 하락, 신흥국발 경제위기 등으로 대외 경영환경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이런 와중에 대내적으로는 최저임금 과속, 근로시간 단축 등이 갈 길 바쁜 산업계의 발목을 잡는다.

산업계의 우려는 내년 경영전략에 고스란히 담겼다. 한국경영자총협회 조사에 따르면 내년에 긴축경영을 펴는 기업이 절반을 넘는다.
현상유지까지 포함하면 80% 이상이 내년에도 경영여건이 좋아지지 않는다고 본다. 이런 불투명한 경영환경에 30대 기업 중 현재 새해 사업계획을 마무리한 곳은 손에 꼽을 정도다. 기업의 내년 경영전략 키워드는 비상경영, 리스크 관리다. 내수를 살리고 수출을 늘리기 위해 투자에만 매달려도 모자랄 판에 기업들이 비상경영에 매달리는 처지이니 말 다했다.

경제계의 목소리는 엄살이 아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 16일 내놓은 한국 경제 수정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성장률 전망을 2.5%로 2개월 전보다 0.1%포인트 낮췄다. 국제통화기금(IMF)을 비롯해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과 산업연구원도 경제성장률 전망을 올해보다 0.1~0.3%포인트 떨어뜨렸다. KDI는 내년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에 못 미칠 것으로 우려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국민을 상대로 한 경제전망 설문조사에서도 70%가 내년 경제를 올해보다 더 비관적으로 봤다.

무엇보다 더 큰 문제는 이렇게 기업, 국민 등 경제주체들의 경제에 대한 비관론이 확산되는데도 정부나 정치권에서 속 시원한 해법을 내놓지 않아 불안감을 더 키운다는 점이다.
경제가 활력을 되찾기 위해서는 기업의 투자 활성화가 관건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와 정치권에서 기업들이 맘놓고 투자할 수 있도록 규제를 혁파하고, 노동유연성을 키워 투자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그 근본적 처방은 과속을 넘어 '난폭운전' 지적을 받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궤도 수정이다.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