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연말 무더기 유상증자 정정 공시

최두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2.17 17:11

수정 2018.12.17 17:11

상당수 부실 기업… "투자 주의"
납입일 연기하고 대상자 변경.. 전문가들 "기업 분석 철저히"
연말 주식시장에서 유상증자 정정 공시가 무더기로 쏟아지고 있다. 일부 한계기업들이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공시를 통해 투자자를 현혹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53개 기업이 유상증자 정정 공시에 나섰다. 이 가운데 일부기업은 최근 상장폐지 실질심사를 받는 등 한계기업에 속해 있다.

캐패시터 제조업체 UCI는 지난 14일 2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의 납입일이 28일로 연기됐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신주의 상장 예정일 역시 내년 1월 4일에서 1월 18일로 늦춰졌다.
UCI는 2016년 12월 회계처리 위반으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해 2년 넘게 거래가 정지된 기업이다. 이 회사는 올해 6월 김병양 대표이사에게 61만7283주의 주식을 배정하는 유상증자를 결정한 바 있다.

서버 관리 전문업체 에이앤티앤은 할증율 4.6%가 적용되던 제3자배정 유상증자의 비율을 할인율 9.9%로 낮췄다. 신주 발행가액은 500원에서 300원으로 내렸고, 주식 수는 200만주에서 333만3333주로 불어났다. 배정 대상자 역시 미래전기로 변경됐다.

사업 부진에 빠진 기업들도 연말 유상증자에 나서 주가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에스제이케이는 지난 13일 각 50억원, 3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스트아시아인베스트먼트가 186만119주를 배당받고, 뷰티플코리아그룹에 111만6071주가 배정됐다. 회사 측은 지난 14일에도 최대주주 이승열 대표이사 등을 대상으로 약 30억원의 3자배정 유상증자를 추가로 결정했다.

에스제이케이는 지난 2016년 내부회계관리제도 비적정 등 기업부실위험 선정 기준에 해당돼 투자주의환기종목으로 지정됐다. 올해 3·4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은 67억원으로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이달 11일 3020원에 머물던 에스제이케이의 주가는 불과 며칠 사이 5190원까지 치솟았다. 이날도 장중 15.59% 급등과 8.24% 하락 등 급등락을 반복했다.


엔시트론 역시 이달 14일 운영자금 목적으로 1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 회사의 주가는 유상증자 발표 직후 7.67% 급등했으나 당일 종가는 1.59% 내린 680원으로 마감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결산을 앞두고 자금이 필요한 기업들이 무리한 증자에 나서는가 하면 깜깜이 정정 공시에 나서고 있어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며 "유상증자에 따른 주가 변동에 현혹되기보다 기업들의 펀더멘털을 자세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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