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채권 대차잔고 사상 최대… 지금이 고점?

김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2.17 17:10

수정 2018.12.17 17:10

3년물 국고채금리 1.781% 최저
이달 대차잔액 61조5503억원
채권값 고점 판단해 하락에 베팅
채권 대차잔고 사상 최대… 지금이 고점?

채권금리가 연중 최저점을 기록하면서 채권 대차잔액이 연일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3년물 국고채 금리가 기준금리(1.75%) 수준까지 떨어지자 채권가격이 고점이라고 판단,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금융투자협회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채권 대차잔액은 지난 14일 61조5503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채권 대차잔액은 지난해 10월 23일(50조2241억원) 사상 최대를 기록한 후 올해 2월 초에는 50조원을 넘어섰다. 이후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격화되면서 빠르게 늘어 이달 들어서는 연일 기록을 갈아치웠다.

통상 대차거래가 늘었다는 것은 채권 가격손실 위험을 헤지하기 위한 기관 거래가 늘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고평가된 현물을 미리 빌려서 매도하고,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의 국채선물을 매수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시장에선 11월 기준금리가 올랐음에도 시장금리가 하락한데 주목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달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연 1.75%로 인상했으나 국내 채권금리는 지속적으로 하락(채권 가격 상승)세를 보였다. 3년물 국고채 금리는 이달 14일 1.781%로 연중 최저점을 찍었다. 기준금리와 3.1bp(1bp=0.01%포인트) 차이로 좁혀졌다. 앞서 이달 10일에는 5년물과 10년물도 1.873%, 1.978%로 연저점을 나타냈다.

글로벌 변동성이 커지면서 국내 국고채가 '안전한 투자처'로 인식된 데다 국내외 경기가 하강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진단이 나오면서 채권금리를 떨어뜨렸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시중금리가 하락한 데는 경기 여건에 대한 불확실성이 컸다"며 "그간 글로벌 경제를 견인해온 미국경제의 둔화 우려가 부각됨에 따라 통화정책에 대한 밑그림이나 경제 펀더멘털에 대한 전망 자체가 크게 달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채권금리가 연저점을 찍으면서 채권 대차잔액이 크게 늘었지만 채권 전문가들은 채권금리가 추가적으로 더 내릴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백인석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내년은 (시장)금리 하락기로 국내 금리는 연중 하향 안정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상반기보다는 하반기에 금리 수준이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고채 3년물 밴드를 1.7~2.0%, 10년물 밴드를 1.8~2.3%로 제시했다.


백 연구위원은 "내년 상반기 시장금리가 기준금리(1.7%)를 하회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연말에 근접하면서 3년 만기 금리가 2020년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반영하며 기준금리를 하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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