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소상공인 규제 해소 대화로 푼다

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2.17 17:05

수정 2018.12.19 13:20

소상공인연합회 옴부즈만 자처
일주일에 세번 규제 해소 간담회
최승재 회장 "정책허브 역할 주력"
#1. 피부 미용기기 사용이 세계적인 트렌드가 됐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미용기기 관련 규정이 없어 대부분의 미용기기는 의료기기로 분류되고 피부미용업소에서는 사용이 불가능하다. 심지어 일반 소비자는 개인적으로 구매해 사용할 수 있지만 피부미용업소에서 사용할 경우 의료법 위반으로 처벌을 받을 수 있다. 피부미용업계에 종사하는 영세자영업자들이 범법자로 내몰리는 것이다.

#2. 최근 '오버워치', '배틀그라운드' 등의 온라인 게임이 흥행을 일으키며 PC방 사용자들이 크게 늘었다. 그러나 이에 비례해 게임물 이용등급 위반 사례도 급증하게 됐다. 이와 관련한 악의적인 신고로 피해를 입는 업주도 적지 않다.
또한 청소년 연령이 게임산업진흥법과 청소년보호법 사이에 서로 다르게 명시돼 있어 업계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왼쪽 세번째)이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기계회관에서 열린 '뷰티산업 소상공인 규제(애로) 발굴 및 해소를 위한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송주용 기자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왼쪽 세번째)이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기계회관에서 열린 '뷰티산업 소상공인 규제(애로) 발굴 및 해소를 위한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송주용 기자

최근 '소상공인 규제 발굴 및 해소를 위한 간담회'에서 제기된, 미용업계와 PC방 업계가 겪는 문제들이다. 경기악화와 최저임금 인상, 각종 규제 등으로 소상공인들은 삼중고를 겪고 있다.

이런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소상공인연합회가 '소상공인 옴부즈만'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 옴부즈만(ombudsman)은 시민들이 제기한 각종 민원과 고충을 찾아서 해결하는 사람이나 제도를 뜻한다. 소상공인연합회가 각종 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소상공인들과 규제 해소 간담회를 열어 이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일주일에 세 번 업종별 규제 간담회

17일 업계에 따르면 소상공인연합회가 중소벤처기업부 등과 개최한 '규제 해소 간담회'는 지난 일주일 사이에 세 차례나 된다. 특히 이번 간담회들은 플로리스트, PC방, 뷰티미용업소 등 상대적으로 소외를 받고 있는 업계와의 대화였다.

가장 최근 열렸던 간담회는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기계회관에서 열린, 뷰티산업계와의 간담회였다.

간담회에서 '메이크업 산업 발전 방향'에 대해 발제한 성신여대 김주덕 교수는 "메이크업 산업의 연간 매출액이 1조8000억원이고 종사자가 20만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등 전체 뷰티시장에서 4분의 1 이상을 차지하지만, 부처에 전담 부서 조차 없다"며 "미용업 진흥을 위해 보건복지부 내 전담 부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가톨릭관동대 김정화 교수도 "얼마 전에 희망직업 순위가 조사됐는데 고등학생 희망직업 4위가 '뷰티 디자이너'"라며 "아시아권에서는 한국의 뷰티산업이 최고로 평가 받지만 오히려 중국과 베트남 등에게 추격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각종 규제 때문에 우리나라의 미용업소들은 95%가 1인샵으로 운영되는 등 시장이 갈수록 퇴보하고 있다"며 "미용기기를 의료기기와 구분하고 미용업소만의 영역을 보장해야 한다"고 전했다.

■"정책 허브 역할 할 것"

한국플로리스트협회가 주최한 '소상공인 규제 해소 간담회'에서는, 플로리스트(화훼장식가) 업계의 힘든 점을 논의하는 기회가 마련됐다.

토론에서는 "수도권의 꽃 없는 꽃집들(대형업체)이 자금력으로 포털사이트 광고를 장악해 지역 꽃집과 소비자가 모두 피해를 보고 있다"는 애로사항이 제기됐다.

이어 무분별한 창업을 막고 영세소상공인을 보호하는 취지에서 '소매인 등록제' 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가 주관한 간담회에서 김임용 소상공인연합회 수석부회장은 "규제는 시대에 따라 변화해야 하는데 과거에 만들어진 규제에 대해서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피부미용업계도 피부미용사중앙회를 중심으로 뭉쳐 업계의 존재감이 생겼다. 각자 입장에서 보면 경쟁자이고 각자의 삶이 쉽지 않지만 뭉치는 노력, 합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최저임금 이슈 등으로 올해 소상공인업계가 강하게 단결했다.
이 에너지를 바탕으로, 향후 소상공인과 정책당국을 잇는 '정책 허브' 역할을 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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