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현대차 CEO 인사 키워드는] 미래를 위한 세대교체…'정의선의 혁신' 신호탄 쐈다

오승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2.12 17:33

수정 2018.12.12 21:36

기획조정실 이끌던 김용환 현대제철 부회장으로 이동
정의선 최측근 인사 요직 배치..자율경영·외부협업 확대될 듯
올해 현대차그룹 사장단 인사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세대교체'이다. 정의선 수석총괄부회장(사진) 취임 3개월 만에 단행된 이번 인사에서 부회장과 사장의 절반 이상이 자리 이동을 하거나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만큼 대대적인 변화를 가했다. 특히 정 수석부회장 최측근 인물들이 주력 계열사 및 요직에 대거 전진배치돼 정의선 시대가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의선 체제 구축

12일 단행된 현대차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현대차그룹 기획조정실 김용환 부회장의 계열사인 현대제철 이동이다.

김 부회장은 정몽구 회장의 복심으로 불리는 그룹의 2인자다. 기획조정실은 지배구조 개편작업 등을 추진 중인 기획조정1실과 계열사 등을 관리하는 기획조정2실을 책임지는 요직으로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
김 부회장의 이동은 현대차그룹이 정의선 체제로 탈바꿈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후임은 결정되지 않아 기획조정1, 2실장의 협의체제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걸 기획조정1실장 등 전문성과 리더십이 검증된 젊은 경영진들이 사실상 핵심 조력자 역할을 맡아 현대차그룹의 미래를 열어나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정 수석부회장 사람들로 분류되는 인물들이 대거 승진대열에 합류한 것도 이번 사장단 인사의 관전포인트다. 전략기술본부 지영조 부사장의 사장 승진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2월 신설된 전략기술본부는 정 수석부회장이 직접 관할하는 핵심조직으로 삼성전자 출신의 지 부사장을 공들여 영입했다. 1년도 안돼 지 부사장을 전략기술본부의 최고책임자인 사장으로 승진시켜 힘을 실어줬다.

또한 정 수석부회장이 직접 영입한 현대·기아차 차량성능담당 알버트 비어만 사장을 연구개발본부장으로 발령냈다.

이번 인사로 기존의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담당 양웅철 부회장과 연구개발본부장 권문식 부회장 2명은 고문으로 물러났다. 이들은 정몽구 회장의 '품질경영'과 친환경차 시대를 주도해왔던 인물이다.

■미래 경쟁력 강화 방점

현대차그룹이 정 수석부회장 체제로 새롭게 진용을 꾸려 경영혁신과 미래 경쟁력 강화 작업이 한층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경영혁신은 자율과 외부개방을 통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북미와 유럽, 인도, 러시아 등에 권역본부를 설립하고 현장 중심의 자율경영시스템을 도입한 바 있다. 이번 인사로 핵심경영진이 주요 계열사에 전진배치돼 자율경영은 그룹 전체로 확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정 수석부회장이 진두지휘하고 있는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과 그룹의 정보통신기술(ICT) 경쟁력 확보를 위한 외부협업이 전면 확대될 전망이다. 알버트 비어만 사장을 신임 연구개발본부장에, 전략기술본부장 지영조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킨 것도 이를 염두에 둔 인사로 풀이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전략기술본부의 위상도 강화될 전망이다. 전략기술본부는 현대·기아차가 장기적으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공급업체로 도약하기 위해 스마트시티, 모빌리티, 로봇, 인공지능(AI) 등의 핵심과제 수행과 전략투자를 실행하는 부서다.


그룹 관계자는 "정몽구 회장을 오랫동안 보좌해온 핵심임원들이 2선으로 퇴진하고, 정의선 수석부회장을 도와 그룹의 혁신을 이끌 젊은 세대가 대거 등용됐다"며 "급변하는 외부환경에 대한 그룹의 대응능력이 강화되고 의사결정은 빨라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winwin@fnnews.com 오승범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