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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스트리트] 수소차 ‘퍼스트 무버’

구본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2.12 17:14

수정 2018.12.12 17:14

미국의 제러미 리프킨 교수는 2002년 '수소경제'란 책을 펴냈다. 당시 그는 2020년이면 세계적으로 석유 생산이 감소하면서 수소가 대안이 될 것으로 봤다. 현 시점에서 보면 그의 '석유시대의 조기 종언' 예언은 빗나갔다. 하지만 수소가 미래의 에너지원이 될 것이란 전망은 여전히 유효하다.

세계 각국이 수소에너지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현재 수소경제 시대에 가장 가까이 다가선 나라는 일본, 미국, 독일 등이다.
이들 경제대국은 제쳐두더라도 아이슬란드도 1999년부터 수소경제 프로젝트가 국책사업이었다. 한국은 지난 6월 정부 주도의 수소전기차 관련 로드맵을 내놨으나 큰 틀의 '수소경제' 실현을 위한 마스터플랜은 아직 없다.

현대차그룹이 11일 발표한 수소연료전지차(FCEV) 프로젝트가 주목된다. 이는 연간 3000대 수준인 수소차 생산능력을 2030년까지 연 50만대로 늘리는 등 7조6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수소사회를 선도해 나가겠다"(정의선 수석부회장)는 포부처럼 글로벌 시장의 주도권을 겨냥한 '퍼스트 무버' 선언인 셈이다. 세계 최초로 수소차를 양산했던 현대차는 지금 대중화의 주도권을 일본에 내주고 중국의 추격을 받고 있다.

물론 모험엔 늘 위험도 따른다. 수소차 선도 투자도 마찬가지다. 산소와 수소의 화학반응을 동력원으로 하는 수소차는 친환경차의 '끝판왕'이다. 대기 중 산소를 흡입하면서 미세먼지 등을 거르는 기능까지 수행하면서다. 다만 대중화된 생산·소비 생태계를 구축하려면 넘어야 할 벽도 높다.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만드는 게 가장 친환경적이지만 엄청난 비용이 문제다. 수소충전소 설치도 전기차에 비해 어렵다.

다만 조지프 슘페터는 기업가의 '창조적 파괴'를 자본주의 역동성의 원천으로 봤다.
빈말은 아니다. 미국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 주가지수'가 처음 산정될 때 12개 대상기업 중 살아남은 기업은 GE밖에 없다.
4차 산업혁명기에 현대차의 선택이 주목되는 이유다. 과거 삼성이 반도체 생산에 나섰듯 '패스트 팔로어(신기술을 빨리 따라잡는 자)' 전략에 안주하지만 않으려는 자세이기에….

kby777@fnnews.com 구본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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