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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양당 야합"… 민주당 등돌린 野3당 ‘총공세’

김규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2.10 17:35

수정 2018.12.10 17:35

정동영 "협치 종료" 정식 선언
이해찬, 손·이 만났지만 언쟁만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앞줄 오른쪽)가 10일 국회 로텐더홀을 찾아 '연동형 비례대표제'도입을 촉구하는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앞줄 왼쪽)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김범석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앞줄 오른쪽)가 10일 국회 로텐더홀을 찾아 '연동형 비례대표제'도입을 촉구하는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앞줄 왼쪽)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김범석 기자

선거제도 개혁 방향을 둘러싸고 10일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야(野) 3당이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해 총공세를 펴고 있다. 야 3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주장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이 이를 무시한 채 자유한국당과 손잡고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강행하면서다.

민주평화당은 이날부터 민주당과 "협치 종료"를 선언했다. 정동영 대표는 국회 본관 앞 농성 천막에서 최고위원회를 열어 "그동안 국무총리 인준에 앞장서 정부의 순조로운 출발을 도운 뒤 대법원장 인준에 앞장서 사법개혁 추진을 뒷받침했다"며 "판문점 선언 비준을 앞장서 주장하는 등 협치를 선도적으로 해왔지만 이제 협치는 파탄났다"고 했다.
민주당의 우군 역할을 해왔지만, 민주당이 내년도 예산안을 일방 처리하는 배신행위를 했다는 것이다. 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도 지난 6일 기자회견에서 "배신의 정치에 대해 응분의 대응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정의당·민평당 등 범진보 연합이 해체기류에 놓인 셈이다

바른미래당과 정의당도 "촛불 정권이 촛불로 망한 정당과 야합을 했다"며 민주당에 뒤통수를 맞았다는 반응이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이에 지난 6일부터 닷새째 국회 로텐더홀에서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이날 단식 중단을 촉구하기 위해 두 야당 대표를 찾았으나 입장 차만 확인했다. 이해찬 대표는 "선거제 개혁은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처리해야한다"고 말했지만, 두 야당 대표는 "연내 선거제 개혁을 처리해야한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손 대표가 예산안 처리 문제를 놓고 "(민주당과 한국당의) 야합"이라 하자, 이해찬 대표는 "국민들 먹고사는 문제가 어떻게 야합이냐"며 언성을 높였다.

야 3당이 일제히 민주당을 겨냥해 공격에 나서면서 민주당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급한 불인 새해 예산안 처리 문제를 해결했지만, 선거제 개혁이란 난관에 직면한 것이다.

민주당내에서는 당초 예상한 것보다 야3당의 반발이 큰 데다 민주당으로 화살이 집중되는 것도 부담스러운 모양새다. 야 3당이 민주당에 등을 돌릴 경우 의석수 과반 확보가 불가능해 향후 개혁입법 처리에도 전면 제동이 걸린다. 당장 김상환 대법관 후보자의 인준안 표결 통과도 불투명하게 됐다.


야 3당이 거대 양당 중 민주당을 집중 공략하는 것은 협상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란 관측도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이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어 이를 쉽게 무시할 수 없을 것이란 계산이다.
이에 민주당을 압박해 여야 4당이 선거법 개정에 동의하면 한국당도 따를 수도 있을 전망이다.

integrity@fnnews.com 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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