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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대 1 이라더니 추가 모집? 청약시스템 개선해야"

이환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2.09 18:19

수정 2018.12.09 18:19

올해 10대 1이상 단지 50곳..당첨 취소·미계약 물량 속출
신청자가 정보 입력하는 방식..부적격자 사전에 못 걸러내고 '넣고 보자式' 투기 조장 빈틈
뻥튀기 경쟁률로 홍보하기도
"수십대 1 이라더니 추가 모집? 청약시스템 개선해야"

"현 청약신청 시스템은 청약신청 정보는 금융결제원에, 주택소유 정보는 국토교통부에, 세대원 주민등록정보는 행정안전부에 분산돼 있어 사전에 부적격자를 걸러낼 수 없습니다."

뻥튀기 청약경쟁률을 양산하는 청약신청 시스템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재 청약신청 시스템이 사전에 부적격자를 걸러내지 못해 부적격자를 늘리고, '일단 넣고 보자'는 식의 투기를 조장할 수 있어서다. 과거 일부 알짜 단지는 이를 악용해 부적격당첨자를 일부로 늘리고, 취소 물량을 수의계약 등으로 받아가는 꼼수 분양을 했다는 지적이다.

■청약경쟁률 수십대 1은 기본

9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분양된 아파트 중 10대 1이상의 높은 경쟁률을 보인 단지는 총 50개에 달한다.

올해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인 단지는 경기 화성의 동탄역유림노르웨이숲으로 206가구(일반) 모집에 3만8029명이 청약을 신청해 184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동탄역금성백조예미지3차도 106:1, 경기 하남 미사역파라곤도 104:1 등 10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보였다.

하지만 수십대 1의 경쟁률을 보인 단지라도 막상 실제 계약은 성사되지 않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실례로 최근 계약을 마친 서울 서초 '래미안 리더스원'은 232(일반)가구 모집에 9671명이 몰려 41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하지만 이후 진행된 정당 계약과 추가 모집 계약에서도 26가구가 미계약 물량으로 남았다.

건설사와 분양사는 높은 청약경쟁률을 해당 아파트 단지를 홍보하는데 사용한다. 또 현재는 많이 투명해졌지만 과거 강남 등 일부 단지에서는 부적격당첨자를 양산해 꼼수 분양을 하기도 했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강남의 유망 단지들은 일부 업자들이 청약 통장을 모아 일부로 부적격당첨자를 양산하기도 했다"면서 "미계약분으로 나오는 단지는 청약 통장 없이 추첨을 통해 배당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보 공개 통해 사전검증으로

전문가들은 현 청약신청 시스템(아파트투유)이 부적격 당첨자를 사전에 걸러내지 못해 뻥튀기 청약경쟁률을 양산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현재 청약신청은 금융결제원이 운영하는 '아파트투유'사이트를 통해서 진행되는데 신청자가 직접 청약조건을 입력하게 돼 있다.
공인인증을 받은 신청자가 자녀수, 소득, 청약통장 가입 기간 등을 잘못 입력해도 신청이 되고 사후에 이를 검증해 취소를 하는 방식이다.

전문가들은 유관기관의 정보 공유를 통해 부적격자가 잘못된 입력 값을 넣으면 신청 자체가 되지 않도록 하면 청약경쟁률이 정상화될 것이라고 조언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정부 부처간 힘겨루기 하지 말고 국민 편의에 따라 청약신청시스템 투명화를 할 필요가 있다"며 "정보 공개 동의를 받아 자산기준, 무주택여부, 세대주 정보 등을 사이트에서 자체적으로 걸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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