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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2회장 4부회장 체제] 경영복귀 이재용 첫 인사… ‘성과에는 보상’ ‘변화보다 안정’

권승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2.06 17:54

수정 2018.12.06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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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영업익 80% 1등 공신 DS부문 김기남 사장 부회장 승진
이재용·윤부근·신종균과 4부회장갤럭시 주역 노태문 사장 승진
CE부문 등 사장급엔 변동 없어..반도체경기 하락… 안정에 무게
[삼성전자 2회장 4부회장 체제] 경영복귀 이재용 첫 인사… ‘성과에는 보상’ ‘변화보다 안정’

6일 치러진 삼성전자의 2019년 사장단 인사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이 경영 일선에 복귀한 이후 처음 단행된 인사다. 이 부회장의 인사코드는 두 가지로 요약된다. 성과에는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준다는 원칙을 지키고, 변화 대신 안정을 택했다는 점이다.

■성과가 있는 곳에 화끈한 보상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을 맡고 있는 김기남 사장은 이번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그는 권오현 삼성종합기술원 회장의 뒤를 이어 반도체 사업을 맡은 지 불과 1년 만에 부회장 자리에 올랐다. 이번 인사는 반도체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끈 김 부회장의 공로를 인정하고 힘을 실어주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번 부회장 승진 인사는 '보상'의 성격이 강하다는 점에서 지난해 이뤄졌던 부회장단 승진 인사와는 성격이 다른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에도 윤부근, 신종균 사장을 각각 부회장으로 승진시킨 바 있다. 당시 삼성전자 측은 "회사 발전에 기여한 데 대한 노고를 위로하고 '원로경영인'으로서 경영자문과 후진 양성에 이바지하도록 배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인사코드는 삼성전자의 성과주의 원칙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삼성전자는 성과가 있는 곳에 화끈한 보상을 하기로 정평이 나있다. 현재 반도체 사업분야를 담당하고 있는 DS부문은 전사 영업이익의 80% 가량을 떠받치는 '실적 일등공신'이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반도체 수요 급증에 힘입어 유례없는 실적을 기록 중이다. 김 사장의 부회장 승진으로 삼성전자는 기존 이건희·권오현 회장, 이재용·윤부근·신종균 부회장의 '2회장 3부회장' 체제에서 이건희·권오현 회장-이재용·윤부근·신종균·김기남 부회장의 '2회장 4부회장' 체제로 재편됐다.

신임 김 부회장은 1958년생으로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1981년에 삼성그룹에 입사해 삼성전자에 배치, 줄곧 반도체연구소에서 경력을 쌓았다. 지난 2009년 반도체연구소장, 2010년 종합기술원장을 거쳐 2012년에는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을 맡기도 했다. 2013년 다시 삼성전자 DS부문 메모리사업부장으로 돌아왔고, 시스템LSI사업부장을 거쳐 지난해부터 DS부문장을 맡아 반도체 사업을 이끌고 있다.

김 부회장과 함께 승진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노태문 IT·모바일(IM)부문 무선사업부 개발실장 사장은 갤럭시 신화의 주역이다.

노 사장은 고동진 사장의 뒤를 잇는 IM부문 2인자로 꼽히며 끊임없는 기술혁신을 통해 모바일 사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기여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는 현재 갤럭시S10의 기획·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변화보다는 안정에 무게

김 부회장과 함께 각 사업부문장에 임명됐던 김현석 소비자가전(CE)부문장, 고동진 IM부문장은 그대로 유임됐다. 나머지 사장급도 변동이 없어 변화보다는 안정을 선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아직 이 부회장의 대법원 선고가 남아있는 데다가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관측된다. 각 부문장들의 경우 선임된 지 겨우 1년밖에 되지 않았다는 점도 감안됐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사로 경영진들은 지난해부터 추진해오던 경영전략을 안정적으로 재추진하고 회사 안팎의 위기 상황을 관리할 수 있게 됐다.

특히 김 부회장은 점차 가시화되고 있는 반도체 초호황 종점을 대비해야 한다. 올해 하반기 들어 D램 고정거래가격이 2년4개월 만에 10% 이상 폭락하는 등 반도체 경기가 본격 하락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낸드플래시는 지난 7월부터 하락세로 돌아섰다.
IM부문 역시 갤럭시S9, 갤럭시노트9의 판매 부진을 딛고 갤럭시S10을 성공적으로 출시해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다. 실제로 IM부문의 올해 3·4분기 영업이익은 갤럭시노트9 출시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같은 분기 대비 1조원이나 줄어들었다.
현재 삼성전자 IM부문은 갤럭시 탄생 10주년을 맞아 갤럭시S10 준비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ktop@fnnews.com 권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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