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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김정은 연내 답방 가능성 있어...비핵화 촉진 이루게 해야"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2.04 09:53

수정 2018.12.05 01:58

한-뉴질랜드 정상회담 개최...38세 비혼 워킹맘 총리 
현직 총리 출산으로 화제...北비핵화엔 원칙적 입장 견지
"CVID 언급, 인도적 지원도 비핵화가 우선돼야"
 
뉴질랜드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오전(현지시간) 뉴질랜드 오클랜드 시내 코디스호텔에서 저신다 아던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질랜드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오전(현지시간) 뉴질랜드 오클랜드 시내 코디스호텔에서 저신다 아던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클랜드(뉴질랜드)=조은효 기자】뉴질랜드를 국빈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연내에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요한 건 그 시기가 연내냐 아니냐는 것 보다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북한의 비핵화를 더욱 촉진하고 더 큰 진전을 이루게 하는 것 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뉴질랜드 총리 "제재 유지...인도적 지원도 비핵화가 우선"
문 대통령은 이날 오클랜드 시내 코디스호텔에서 재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와 정상회담 후 가진 양국 공동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시 추가적인 비핵화 조치를 내놓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이같은 답변을 내놨다.

이어 "이어질 2차 북·미 정상회담의 과정에서 보다 큰 폭의 비핵화 진전이 이뤄질 수 있록 촉진하고 중재하고 설득하는 게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과 4차 남북정상회담을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이정표로 삼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한국전 참전국인 뉴질랜드는 '강한 비핵정책'과 '대화를 통한 해결'을 한반도 문제의 기본 입장으로 제시했다.

아던 총리는 "북한이 완전하며 검증가능하고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이룰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이를 위해 유엔 안보리 제재 계속 가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던 총리는 또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에 대해 "비핵화 문제가 먼저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배경엔 과거 1970년대 남태평양에서의 프랑스의 핵실험 경험이 크게 작용했다. 뉴질랜드는 당시 핵실험에 반대, 남태평양 비핵지대화 결의를 주도한 바 있으며 우방인 미국의 핵군함 기항조차 금지할 정도로 전통적으로 강한 비핵정책을 고수해왔다.

아던 총리의 발언은 강경할 정도로 원칙에 가까웠으나 유럽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북핵문제에 대한 기본 인식을 재확인한 것으로, 이 역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중재에 나선 문 대통령이 결국 넘어서야 할 몫인 것이다.

문 대통령은 "아던 총리는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환영하며 앞으로도 적극 지지할 것을 약속했다"며 "평화를 향한 여정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질랜드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오전(현지시간) 뉴질랜드 오클랜드 시내 코디스호텔에서 저신다 아던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을 마친 뒤 함께 기자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질랜드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오전(현지시간) 뉴질랜드 오클랜드 시내 코디스호텔에서 저신다 아던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을 마친 뒤 함께 기자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남방정책 협력 강화
뉴질랜드 역사상 두번째 최연소 총리(1980년생)인 아던 총리는 올해 6월 사실혼 관계에 있는 방송인과의 사이에서 딸을 출산한 '워킹맘'이다. 만삭의 몸을 이끌고 영국·독일 등지를 방문해 정상외교를 수행하는가 하면, 사상 초유의 총리 본인의 출산휴가를 놓고 "국정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진통이 오기 전까지 총리직을 수행하겠다"고 할 정도로 화제를 몰고다니는 맹렬한 여성 정치지도자다.

대학시절 약 6주간 한국을 방문한 적 있는 아던 총리는 문 대통령이 아르헨티나 방문(G20정상회의 참석)후 서울로 가는 중간 기착지로 뉴질랜드를 찾도록 적지않게 공을 들였다는 후문이다. 우선 방문의 격을 국빈방문으로 올렸으며, 수도인 웰링턴이 아닌 문 대통령이 머문 오클랜드로 직접 찾아와 정상회담을 했다. 이웃 호주와의 보이지 않는 경쟁, 자유무역협정(FTA)체결국인 한·뉴질랜드 무역관계(한국은 뉴질랜드의 5번째 수출국, 뉴질랜드는 한국의 43번째 수출국), 한반도 문제에 대한 뉴질랜드의 오랜 관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아던 총리와 나는 '포용적 성장'이란 국정비전과 목표를 공유하고 있다"며 "사람중심이라는 가치를 공유하며, 양국관계를 호혜적이고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또 "뉴질랜드의 신태평양정책과 한국의 신남방정책을 통해 서로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주요 협력 분야는△과학기술·방산협력확대 △남극연구 협력 △신산업분야 협력 △인적교류 확대 등이다.
내년엔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군수지원함 '아오테아로아호'(2만3000t급)진수식이 열린다. 양국은 이를 계기로 방산 분야 협력을 더욱 활성화하기 위한'군용물자협력 약정서'체결을 서두르기로 했다.
또 뉴질랜드 정부는 이번 국빈방문을 계기로 한국 국민들의 출입국 편의를 위해 자동여권심사(eGate) 제도를 적용하기로 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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