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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윤석 신일산업 대표 "창립 60주년 내년엔 매출·영업익 20%씩 성장시킬 것"

파이낸셜뉴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2.03 17:21

수정 2018.12.04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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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큘레이터 여름 가전시장서 대박
2020년 2000억 매출 달성 계획
[인터뷰] 정윤석 신일산업 대표

"가전 시장은 의식주가 아니다. 끊임없이 노력하지 않으면 한 순간에 없어진다."

수십 년 간 계절 가전 업계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신일산업 정윤석 대표(사진)의 일성이다.

독보적 1위 기업인데도 끊임없이 연구개발(R&D)에 힘을 쏟는다. 업계 최초로 선풍기에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탑재했고 음성인식으로 제어되는 인공지능(AI) 제품도 내놨다. 신(新)산업을 위해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이들과 협업을 통해 신제품을 꾸준히 시장에 내놓고 있다.


최근 서울 경인로 신일산업 본사에서 만난 정 대표는 대뜸 "신일산업이라는 이름이 참 촌스럽다"는 말을 건넸다. 혁신적인 이름을 강조하는 '요즘 기업'을 생각하면 이해되지 않는 것도 아니었지만 전통 선풍기 명가로 꼽히는 신일에서만 30년을 재직하고 최고경영자(CEO)까지 오른 이의 판단이라기에는 의외였다.

정 대표의 해석엔 이유가 있었다. 선풍기로 대표되지만 현재 신일산업의 제품군은 신일이라는 이름을 '촌스럽게' 만들 정도로 새롭다.

신일은 선풍기 외 에어프라이어부터 반려동물 케어 로봇, 반려묘 배변처리기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갖췄다. 기획력도 탁월하다. 업소용 서큘레이터를 가정으로 들여와 소위 대박을 낸 것도 신일이다. 서큘레이터는 여름 필수 가전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사업 확장 방식 역시 전형적인 제조기업의 방정식과는 다르다. 더 싸게, 더 많이 만드는 방식에서 탈피해 스타트업들과 손을 잡고 있다. 현재 신일은 반려견 로봇 스타트업 구루아이오티, 고양이 배변 처리기 스타트업 골골송장곡가 등 업계에서도 인정받고 있는 스타트업과 제휴 중이다.

정 대표는 "반려견 스타트업은 성장성은 크지만 규모가 작아 연구에 한계가 있다"면서 "제휴를 통해 이들 기업은 연구에 매진하고 우리는 신산업군을 개척할 수 있게 됐다. 일종의 R&D 산학 협동"이라고 소개했다.

협업 형태도 유연하다. 골골솔장곡가의 경우는 아이디어를 스타트업이 내고 개발·생산은 신일산업이 담당한다. 구루아이오티는 완제품을 신일의 이름으로 판매하는 식이다. 반려동물 급수기 업체 아이티로그도 신일을 통해 유통될 예정이다.

신일산업 매출은 지난 2015년 1000억원 초반에서 지난해에는 1450억원까지 늘었다. 창립 이래 최대 매출이었다. 올해는 약 180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사상 최악의 폭염이 닥친 지난 여름 서큘레이터 등 고가 제품들이 '대박' 나면서 수익성도 높아졌다. 앞서 연초에는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에 56억원 규모의 난방기기 공급계약을 체결하면서 일찌감치 실적 향상의 밑거름을 만들기도 했다.

정 대표는 "창립 60주년인 2019년에는 매출과 영업이익을 20% 성장시키는 목표를 갖고 있고 2020년에는 200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여름 가전은 물론 히터 등 난방가전 시장에서도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정 대표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당장은 냉·난방 가전만 팔아도 안정적으로 사업할 수 있는 건 맞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에 무너진다"면서 "안정성과 미래 성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시장에서 트렌드를 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디자인 센터를 두고 제품 개발도 직접 하면서 마케팅도 뛰어난 체계 있는 기업으로 만들어 낼 것"이라면서 "마케팅, 디자인 등 서비스 부분을 업그레이드 해 무형의 자산가치가 훨씬 더 큰 기업을 만드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가전의 필수 사업 형태인 렌털 조직도 꾸릴 예정이다.
정 대표는 "2년 전 처음 렌탈 사업을 검토했는데 당시에는 적대적 M&A 이슈로 사업을 진행하지 못했다"고 아쉬워하며 "내년에는 반드시 렌털 사업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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