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현장르포] 무인드릴이 땅파고 광부는 원격조종… 포스코, 미래를 캔다

안승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1.26 17:42

수정 2018.11.26 21:30

포스코가 투자한 호주 로이힐 광산
여의도의 22배 달하는 평원.. 드론, 전지역 날며 현장점검.. 연 5500만t 철광석 생산가능
로이힐 광산에서 채굴된 원광석들이 밸트를 통해 가공시설로 옮겨지고 있다.
로이힐 광산에서 채굴된 원광석들이 밸트를 통해 가공시설로 옮겨지고 있다.

【 로이힐(호주)= 안승현 기자】 포스코는 철광석과 석탄을 대량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원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중 하나다. 이 때문에 오래 전부터 해외의 여러 광산에 투자해 자원 공급처로 삼아 왔다.

최근 가장 주목받는 곳은 호주다. 전세계 철광석 수출은 호주와 브라질이 도맡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호주는 위치상 아시아 국가의 철강사들에게 훌륭한 철광석 공급지이다.

지난 14일 한 낮의 태양빛에 대기 온도가 40도에 육박하던 날 호주 서북쪽 필바라 지역의 로이힐 철광석 광산을 찾았다. 이 곳은 호주의 핸콕이 지분의 70%, 한국의 포스코가 12.5%, 일본의 마루베니와 대만의 CSC가 각각 15%, 2.5%의 지분을 가진 곳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인프라를 공사한 곳이기도 하다.

■드론·무인드릴이 작업하는 첨단 광산

로이힐은 머릿속에 그리던 광산과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갱도도 없었고 검은 가루를 뒤집어쓴 광부도 없었다.

로이힐은 노천광산이었다. 붉은땅을 덮고 있는 웨이스트를 10m만 걷어내면 거기 부터가 철광석이었다. 여의도에 22배나 달하는 넓디 넓은 붉은 평원이 전부 그런식이었다.

이날 안내를 맡은 배리 피츠제랄드 로이힐 홀딩스 사장은 "노천채광인 로이힐 광산 제품은 세계 철광시장에서 표준(철분 함유량 62%)에 가까운 고품위를 가지고 있다"며 "한국과 중국, 일본, 동남아까지 수출되고 있는 광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광산의 놀라운 점은 원가절감을 위해 상당 부분의 공정을 자동화 했다는 것이다. 웨이스트를 걷어내기 위해 폭약을 설치해야 하는데, 이를 위한 무인 드릴이 광산 지역을 주행하면서 자동으로 구멍을 뚫고 있었다.

운전자는 냉방이 잘된 사무실에 앉아 이를 원격으로 조정한다. 매일 아침에는 드론이 광산 지역 전체를 날면서 현장을 점검한다. 모래 바람, 철가루를 뒤집어쓴 광부의 모습을 볼수 없었던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로이힐 관계자는 무인드릴 도입후 단위 시간당 작업량이 14%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피츠제럴드 사장은 "앞으로 운영중인 트럭을 무인화 하기 위해 검토중"이라고 덧붙였다.

■채굴과 분석 운송이 한번에

채굴된 철광석은 현장에서 곧바로 분쇄기에 들어가 가루로 만들어 불순물을 제거한다. 가루가 된 철광석은 컨베이어벨트를 이용해 기차까지 옮겨진후 곧장 로이힐 소유의 철도를 통해 334㎞ 떨어진 포트해들랜드의 항구까지 달린다. 이 철광석이 우리나라 광양항으로 들어오는데는 총 12일 정도가 걸린다.

이날도 붉은색 철광석 가루와 흙더미들 사이로 높이 12m에 달하는 '괴물트럭' 헤라클래스 20여대가 쉴새 없이 광물을 실어 나르고 있었다. 이 트럭들이 한시간에 옮길수 있는 광물의 양은 600t이 넘는다.

광산 근처에는 채굴된 광물을 분석하는 연구 시설도 있었다. 이 또한 전부 로봇으로 자동화 되어 있었다. 매일 채취되는 철광석의 품질을 분석하고 그 결과를 구매자들에게 보내 적절한 수준인지를 확인 받는다.

로이힐 광산 곳곳에는 삼각형 모양으로 쌓여진 철광석 '산'들이 곳곳에 있는데, 이를 롬(ROM)이라고 부른다.
이날 방문한 롬2에 쌓여 있는 철광석은 3500만t 수준이다. 이곳에는 총 3군데의 롬이 있었다.


피츠제럴드 사장은 "로이힐은 7200만t의 원석을 캐내어 5500만t의 철광석을 만들수 있다"고 말했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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