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자동차-업계·정책

현대·기아, 2兆 시설투자로 활로 모색

오승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1.22 18:17

수정 2018.11.22 20:44

라인·차체 로봇 교체에 투자.. 남양연구소 시험장비도 구매
협력사들 유동성 개선도 일조
생산라인 교체를 비롯한 시설투자가 마무리된 현대차 울산 5공장에서 직원들이 '제네시스 G80' 출하에 앞서 품질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해당 라인에서는 이달말 출시를 앞둔 'G90'이 혼류생산되고 있다.
생산라인 교체를 비롯한 시설투자가 마무리된 현대차 울산 5공장에서 직원들이 '제네시스 G80' 출하에 앞서 품질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해당 라인에서는 이달말 출시를 앞둔 'G90'이 혼류생산되고 있다.

현대·기아차가 연말 시설투자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한다. 예상규모는 올해 사업계획에 잡힌 전체 시설투자 예산의 40%를 웃도는 2조원 내외다.
이달을 기점으로 국내외 생산기지는 물론 연구개발(R&D)시설 등에 대한 동시다발적인 투자가 예상된다. 모델 연식변경과 신차 출시, 냉방시설 구축 등으로 시설투자가 연말에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실적 부진에도 통큰 투자로 자금을 대거 풀어 협력사들의 자금난에도 다소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연말 국내 시설투자 최대 2조원

22일 업계에 따르면 3·4분기까지 현대·기아차가 진행한 글로벌 시설투자는 각각 1조8000억원, 1조5000억원 선으로 총 3조3000억원이다. 올해 예정된 현대차 3조4000억원, 기아차 2조4000억원 등 5조8000억원의 60%에 이른다. 이를 감안하면 4·4분기 시설투자 대기 자금은 2조5000억원에 달한다. 이달부터 12월까지 두달간 국내서 2조원가량 집중투자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가 올해 국내 시설투자 몫으로 배정한 자금은 2조4000억원으로 4·4분기에 1조20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앞서 팰리세이드, 제네시스G90, 더뉴 아반떼 등 올해 신차종 개발을 위한 공장 설비공사에 집중투자됐다. 기아차도 연간 1조2400억원에 달하는 국내 시설투자 예산 가운데 5000억원 정도를 4·4분기에 투입한다. 양사가 연말 국내에서 쏟아붓는 확정된 금액만 1조7000억원 규모다. 여기에다가 현대차가 완성차, 파워트레인 공장별로 대대적인 냉방시설 구축에 돌입해 추가 자금이 투입될 수도 있다. 이 경우 최대 2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다음달까지 현대차 울산, 아산 등 완성차 전 공장에 냉방시설 구축이 마무리될 계획"이라며 "신차 생산을 위한 라인 교체와 증설, 차체 로봇 교체에도 투자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연구개발 역량 강화를 위해 남양연구소와 생산기술개발센터 등에는 고가의 시험장비를 들여올 예정이다. 이외에 건물 보수 및 증개축 등 공사도 진행된다. 현대·기아차의 연말 대규모 발주와 시설투자에 나서 협력사들의 유동성 개선에도 일조할 전망이다.

해외 생산공장에 대한 투자도 전개된다. 현대차는 다음달까지 미국, 인도, 체코 등 해외 생산기지에 각각 1000억원씩 투자할 예정이다.

기아차도 연말에 미국, 슬로바키아, 인도 공장 등에 4000억원이상 투자계획을 세우고 있다. 다만, 기아차의 북미시장 공략 전초기지인 멕시코 공장에는 이미 1350억원이 투자돼 올해 배정된 1312억원을 초과했다. 이례적인 조기 투자집행으로 멕시코 공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내년 투자 보수적으로 잡을 듯

현대차와 기아차 모두 내년 사업계획을 수립중이다. 하지만, 시설 투자자금을 올해 수준으로 유지할지는 미지수이다. 3·4분기 실적 부진의 골이 깊고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어서다. 내년 글로벌 자동차 시장상황을 장담하기 어려워 공격적인 투자계획 수립이 쉽지 않다는 기류가 강하다.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 빅2인 중국과 미국에서 얼마나 빨리 정상궤도에 진입하느냐가 관건이다. 이 때문에 현대·기아차 안팎에서도 내년 시설개선을 비롯한 전반적인 투자규모를 보수적으로 잡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다만,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 부회장이 미래 모빌리티 시장 선점을 위한 역량강화에 강공 드라이브를 걸고 있어 연구개발(R&D)부문 등에 대한 투자는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winwin@fnnews.com 오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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