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정유 - LPG 업계, 나프타 가격에 ‘희비’

김용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1.21 18:30

수정 2018.11.21 18:30

이달 나프타 가격 급락에 정유사들 마진 크게 줄고 경유 수요도 줄어 이중고
LPG업계는 프로판값 좋고 LPG차량 제한 폐지 ‘호재’
국내 정유업계는 악재가 겹쳐 울상인 반면 액화석유가스(LPG)업계는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정유업계는 석유화학 원료인 나프타 가격이 급락한데다 내년부터 차량용 경유 수요마저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그러나 LPG업계는 올들어 9월까지 석유화학용 프로판이 역대 최대 판매고를 올린데다 내년부터 LPG차량이 일반에 허용돼 수송용 LPG판매량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동산 두바이유는 11월 둘째주 평균 배럴당 67.1달러로 전주대비 3.6% 급락했다. 지난 3일 84.1달러를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약 40여일 만에 20%가까이 하락한 것이다. 이 가운데 정유회사들이 원유를 정제해 뽑아내는 나프타 가격은 국제유가 하락폭을 두배 가량 초과해 떨어졌다.
11월 둘째주 나프타 가격은 전주 대비 6% 급락한 t당 534달러다. 나프타 가격이 국제유가 하락폭을 상회한다는 것은 원유를 수입해 정제공정을 통해 뽑아낸 나프타를 석유화학회사에 팔아 수익을 남기는 정유사들의 마진이 크게 감소한다는 걸 의미한다.

올 9월까지만 해도 정유사들은 나프타 가격이 높아 LPG(프로판)에 비해 가격경쟁력에서 밀렸다. 올 들어 9월까지 LPG 용도별 소비실적을 보면, 석유화학용 프로판은 207만t으로 전년 동기 192만6000t보다 7.5% 증가했다. 업계에선 올해 석유화학용 프로판 소비량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

LPG업계 관계자는 "통상 석유화학업체들은 프로판 값이 나프타 대비 93%이하면 프로판을 선택하는데 올해엔 나프타 대비 프로판 가격이 좋아 석유화학용 소비량(39%)이 수송용(34%)을 넘어선 상태"라며 "석유화학용 소비량은 2016년 325만7000t이 역대 최대였는데 올해 이를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다보니 LPG업계에선 석유화학 전용 프로판 탱크를 추가로 짓고 있다. 국내 LPG산업은 SK가스와 E1 두 회사가 책임지고 있는데, 이 중 하나인 E1이 기존 석유화학전용 공급기지인 대산기지에 추가로 프로판 탱크를 건설했다. E1 측은 다음주 안에 준공식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석유화학용 뿐 아니라 수송용에서도 LPG는 '호재'가 있다.
정부가 '비상·상시 미세먼지 관리 강화대책'을 통해 'LPG차량 사용제한 폐지'를 결정하면서 기존 택시·장애인·국가유공자에 한해 허용했던 LPG차량을 일반에 허용하는 방안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지금은 RV와 5년이상 중고승용차로 한정하고 있다.
다만 LPG업계 관계자는 "LPG차량 등록대수가 2011년부터 꾸준히 감소해 왔다"며 "LPG차량 사용제한 폐지가 긍정적인 소식이기는 하지만 장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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