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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조달러 규모로 커진 中국채시장… 외국인 비중 급증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1.20 17:46

수정 2018.11.20 17:46

전체 물량 중 8.1% 보유 발행때마다 절반 싹쓸이
금융위기 노출 가능성 커져
2조달러 규모로 커진 中국채시장… 외국인 비중 급증

"아늑한 중국 국채 시장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침공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현지시간) 올들어 외국인들의 중국 국채 매수가 급증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중국 정부가 철저히 통제하던 쾌적하고, 아늑했던 중국 국채 시장이 급변하고 있는 것이다. 2조달러 규모로 성장한 중 국채 시장은 2016년 외국인에 개방된 이후 외국인 매수가 폭증하고 있고, 조만간 주요 채권지수에 편입될 것으로 보여 외국인 비중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8.1% 수준인 외국인 비중은 앞으로 25% 안팎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中국채 시장 지각변동

시중 금리가 결정되는 주된 경로인 국채 시장은 그동안 중국 정부가 오롯이 통제해왔다.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PBOC)이 직접 시장에 돈을 풀어 금리를 조정하거나 아니면 대부분 국영인 은행, 보험사, 증권사 등에 이른바 '창구규제' 지침을 내려 이들을 통한 간접적인 국채 매수·매도로 금리를 조절했다.


그러나 이제는 중앙은행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외국인들이 시장의 한 세력으로 등장하면서 금리조절은 더 까다로워졌다.

외국인 투자는 오래된 일이 아니다. 2016년 중국 위안이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 통화로 편입되면서 시작됐다.

특히 올들어서는 중국이 자본유출, 무역흑자 감소에 직면해 외국 중앙은행, 대학기금 등 기관투자가들에 문을 열어젖히면서 자금이 봇물 터지듯 유입됐다.

■외인 비중 양날의 칼

외국인은 비중이 8.1%에 불과하지만 영향력은 크다. 비록 중국 은행들이 국채, 지방채, 회사채의 3분의2 정도를 갖고 있지만 새로 발행되는 국채는 절반 가까이를 외국인들이 싹쓸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들어 중국 국채 순매수는 44%가 외국인들에게서 나왔다. 홍콩 리서치업체 로디엄 그룹의 로건 라이트 애널리스트는 "실제로 관건이 되는 것은 이들 한계 구매물량"이라면서 현 추세로 볼 때 외국인들의 비중은 4~5년 안에 25%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국인들의 매수가 많아진다는 것은 그만큼 위안의 국제적인 영향력이 확대되는 것을 뜻함과 동시에 중국 금융시장이 더 선진화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위안을 기축통화로 만들겠다는 중국 지도부의 목표 달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셈이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외국인 비중 확대는 중국의 기대와 다른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우선 시장 불안의 요인이 된다. 외국인 투자가 시장 흐름을 따라 움직인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시장이 불안한 경우에는 시장 불안을 가중시키는 독약이 된다.
외국인들이 한꺼번에 자금을 빼기 시작하면 전형적인 신흥시장 금융위기 상황이 중국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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