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미니스톱 잡자” 신동빈의 롯데 vs. 정용진의 신세계 격돌

김호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1.20 17:35

수정 2018.11.20 17:35

편의점 출점 힘들어져 마지막 외형 확대 기회
2500개 점포 업계 4위… 인수 즉시 위상 강화
신 회장 벌써 접촉… 정 부회장 인수 의지 강해
사모펀드와 3파전 구도… 리스크 커 ‘양날의 검’
유통 라이벌인 롯데와 신세계의 대결로 관심이 쏠린 편의점 업계 4위 미니스톱 인수전 주사위가 던져졌다.

편의점 신규 출점이 점점 어려워지는 가운데 마지막 남은 대규모 매장 확대 기회라는 점에서 누가 웃게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인수 효과를 놓고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어 치열한 수싸움이 예상된다.

20일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미니스톱 인수를 위한 입찰제안서 제출이 이날 마감과 함께 최종 인수 저울질에 들어간다.

일찌감치 세븐일레븐의 롯데와 이마트24의 신세계, 사모펀드인 글랜우드PE 등 3파전으로 인수전이 압축됐고 최종 경쟁구도도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롯데와 신세계의 대결이 눈에 띄는 가운데 사실상 '외형 확대'의 마지막 기회란 점에서 주목된다.


2500여개 점포를 보유하고 있는 미니스톱 인수 시 세븐일레븐은 점포수가 1만2000여개로, 이마트24는 6000여개로 늘어난다. 세븐일레븐은 단숨에 업계 빅3에, 이마트24도 신흥강자로 급부상할 수 있다.

세븐일레븐은 미니스톱과 같은 일본계열이라는 점, 기존 9000여개의 점포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규모의 경제'에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는 점 등이 장점으로 꼽힌다. 특히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최근 유통부문에 대규모 투자계획을 밝혔고, 지난달 일본출장 기간에는 한국미니스톱 최대주주인 이온그룹 측과 접촉 이야기가 흘러나온 점 등은 강한 인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가맹점주들과 불협화음이 상대적으로 빈번했다는 점에서 인수 시 미니스톱 점주들과 융합은 과제가 될 전망이다.

신세계는 정용진 부회장이 "미래 신성장동력의 핵심축으로 편의점 사업을 성장시키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을 정도로 편의점 사업에 애정을 갖고 있다.

외형 확대를 통한 규모의 경제 실현, 수익구조 다변화 등을 위해서는 미니스톱 인수가 절실할 수밖에 없다. 물론 정 부회장이 최근 온라인 커머스에 투자를 집중하고, 과거부터 무리한 인수는 꺼려왔다는 점 등은 변수가 될 수 있다.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의 아들인 이상호 대표가 이끄는 글랜우드PE는 탄탄한 자금력과 인수합병(M&A) 실적 등이 강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사모펀드 특성상 고용승계 등이 상대적으로 불확실할 수 있는 점 등은 아킬레스건이다.

외형 확대를 제외한 인수 효과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리스크도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다.

편의점업계 영업이익률이 1%대에 그치고, 최저임금 상승 등 영업환경 악화 속에 3000억~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인수자금 투자 효과를 얼마나 극대화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미니스톱 점주들의 반응도 관건이다. 미니스톱은 다른 편의점과 달리 대부분의 매장에 즉석식품 조리장비를 두고 있다. 피인수 시 브랜드는 물론 영업방식에도 변화가 불가피한데 즉석식품 매출 비중이 높은 매장은 반발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 판단이다. 이마트24와는 수익배분 방식도 달라 일원화 작업이 과제가 될 수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가맹점주 이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렇다보니 롯데와 신세계가 과감한 베팅보다는 합리적 가격에 초점을 맞췄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과감한 베팅이 가능하고, 미니스톱 간판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 사모펀드의 인수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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