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 프랜차이즈 업계, ‘상생’ 의미 고심할 때

조윤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1.19 17:29

수정 2018.11.19 17:29

[기자수첩] 프랜차이즈 업계, ‘상생’ 의미 고심할 때

"임대료나 인건비 인상 등으로 머리 아플 일이 쌓였는데 가맹본부는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사건만 더해준다."

한 프랜차이즈 가맹점주의 본사에 대한 한탄이다. 프랜차이즈 업계가 '갑질' 논란으로 바람 잘 날이 없다. 치킨, 제빵, 피자 등 업종과 무관하게 갑질 논란이 연일 터져나오고 있다.

갑질 종류도 다양하다. 제왕적 기업 운영과 가맹점주를 상대로 갑질한 혐의로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미스터피자 창업주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은 가맹점에 대한 '치즈 통행세'를 두고 법정공방을 벌이고 있다.


여직원 성추행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호식이두마리치킨 전 회장이나 대표가 마약투약 혐의로 구속된 봉구스밥버거는 기업이미지를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뜨렸다. 이 외에도 BBQ, 교촌치킨, bhc, 보네르아띠, 써브웨이 등이 각종 불공정 논란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많은 소비자에게 프랜차이즈 업계가 '갑질 횡포'와 '비도덕적 행위를 일삼는 집단'이라는 이미지까지 만들고 있다. 물론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4000개라는 것을 감안하면 일부의 일탈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프랜차이즈 시장의 긍정적인 면보다 그림자가 짙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유독 갑질 논란이 잦은 것은 태생적 한계 때문이라고 업계는 지적한다. 대부분 구멍가게에서 시작해 자수성가한 이들이 대부분인 가맹본부가 커진 덩치를 실감하지 못하고 잘못된 경영판단을 하는 경우가 잦다는 것이다. 배임이나 횡령, 개인 명의로 상표권 등록 등의 문제가 자주 불거지는 것도 '회사는 내것'이라는 오래된 경영 관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서라는 지적이다.

문제는 본부나 경영자의 잘못된 행위로 고통받는 것은 가맹점주라는 데 있다. 가맹점들에 어떤 언질도 없이 네네치킨에 인수된 봉구스밥버거 가맹점주들이나 대표의 일탈로 매출이 반토막난 호식이두마리치킨, 미스터피자 등은 말할 것도 없다.
국회가 오너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법안을 내놓는다고 하지만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시장의 성장세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익보다 오너리스크로 인한 손해가 크다면 자영업자들이 프랜차이즈를 선택할 이유가 없지 않을까. 프랜차이즈 업계는 '상생'의 진정한 의미를 고심할 필요가 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생활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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