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칼럼 특별기고

[특별기고] 에듀테크로 교육 패러다임 바꿔야

정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1.18 17:20

수정 2018.11.18 17:20

[특별기고] 에듀테크로 교육 패러다임 바꿔야

지난 2012년 세상에 없던 대학이 출현했다. 설립된 지 불과 7년 만에 하버드대보다 더 들어가기 어려운 대학으로 불린다. 전 세계의 탁월한 학생들이 몰려 입학 경쟁률은 100대 1에 이른다. 학생들은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하고 3~6개월 단위로 머무는 국가가 바뀐다. 전 세계가 캠퍼스인 셈이다. 교수들도 세계 각국에 살고 있다.
혁신적인 교육 모델이자 새로운 대학인 이 학교의 이름은 '미네르바 스쿨'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가. 미네르바 스쿨이 자체 개발한 온라인 플랫폼 '액티브 러닝 포럼' 덕분이다. 이 대학의 교수와 학생들은 온라인 상에서 실시간으로 토론식 세미나를 한다. 액티브 러닝은 녹화된 온라인 강의도, 일반화돼 있는 일방통행식 강의도 아니다. 원격 강의지만 교수가 보는 화면에 학생의 수업 참여도가 실시간으로 표시되고, 교수는 학생들에게 질문을 던져 적극적인 토론을 유도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과학기술이 우리 사회 모습을 급격하게 바꿔놓고 있다. 미래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 시스템도 예외가 아니다. 우리나라도 최근 초.중등 교육을 비롯해 고등교육 및 평생교육 분야에 실시간 온라인 교육 플랫폼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 플랫폼은 전통적 방식의 교육과 대조적으로 수업 시간과 장소의 제약이 없다. 기존 e러닝 교육은 미리 만들어놓은 강좌를 일방적으로 송출해 학습자가 능동적으로 참여할 기회가 거의 없지만, 실시간 온라인 교육은 강사와 문답은 물론 참여자 간 토론과 협업이 가능해 교육 효과가 높을 수밖에 없다.

실시간 온라인 교육 플랫폼은 과학기술인 교육에도 요긴하게 활용될 수 있다. 연구개발(R&D) 환경이 시시각각 변화하고 융합 연구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새로운 정보를 빠르게 습득하고,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과 노하우를 공유하는 것이 절실해졌기 때문이다.

다만 과학기술인을 위한 실시간 온라인 교육 플랫폼은 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정교하게 설계해야 한다. 과학기술계의 집단지성이 발휘돼 창의적 지식이 극대화되도록 문답 및 토론, 정보 공유 등 상호작용이 가능한 시스템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융합적 사고력과 소통 능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학습 내용을 정교하게 기획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연구자 간 협업의 장이자 혁신적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창조의 장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KIRD)은 이런 사회적 요구와 교육 패러다임의 변화에 발맞춰 과학기술인의 문제해결 능력을 강화할 수 있는 사례 중심 에듀테크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다. 특히 신진 과학자 교육에 실시간 온라인 교육 플랫폼을 접목해 다양한 분야 연구자들이 소통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예정이다.
과학기술계 또한 IT 기반으로 상상력과 창의력을 증진시키는 에듀테크 패러다임에 적극 동참해 혁신성장 DNA를 내재화하고 국가경쟁력을 강화해나가는 데 힘을 보태야 할 것이다.

윤현진 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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