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청와대

靑, 美민주당發 '북미대화 판흔들기' 경계

이태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1.14 17:24

수정 2018.11.14 17:24

北삭간몰 미사일 기지설 트럼프 공세에 힘실어 평화프로세스 영향 촉각
청와대와 미국 백악관이 미국 민주당의 트럼프 정부가 추진하는 '북미대화 판흔들기'에 경계감을 드러내고 있다.

한·미 양국은 미국의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북한 삭간몰 미사일 기지설' 보고서를 제기하자 일제히 "문제될 것 없다"고 반응했다. 북·미 협상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미국 민주당계의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 공세에 한 목소리로 대응하고 있는 것.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뉴욕타임즈 보도 직후인 지난 13일 "한·미 군 당국이 이미 파악하고 있던 내용"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트위터를 통해 "이미 알고 있었다. 가짜뉴스일 뿐"이라며 비교적 담담한 반응을 나타냈다.

청와대는 미국 중간선거 이후 트럼프 정부를 향한 민주당의 공세가 향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추진의 변수가 되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중간선거 이후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면서 트럼프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판 흔들기'가 시작된 것 같다"며 "CSIS 보고서 역시 그런 맥락인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청와대는 당초 삭간몰 기지설에 대해 대응할지를 놓고 고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워싱턴 민주당발 판 흔들기가 본격화됐다고 보고, 국내 여론에 미칠 영향 등을 고려해 대응하지 않을 수 없다고 본 것이다.

지난 6일 미국 중간선거 결과 민주당은 8년만에 하원을 탈환했다. 민주당은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인 독주를 막겠다고 공언해온 만큼 중간선거 이후 연일 날선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청와대로서는 트럼프 대통령 공화당의 의회 독점이 무너지면서 북미대화와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 추진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북미협상에 대한 민주당의 견제가 커지면서 15일 문재인 대통령과 접견하는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의 입장도 바뀔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펜스 부통령은 그동안 미국 내에서 강경한 대북제재 압박을 강조해온 인물이다.
그러나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의 견제로 북미협상이 흔들릴 수 있는 만큼, 북미 대화기조에 조금 더 힘을 실어줄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golee@fnnews.com 이태희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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