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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마크롱 겨냥 "프랑스 와인 관세 더 내야"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1.14 17:10

수정 2018.11.14 17:10

파리회동후 관계 냉랭.. "와인무역 불공정" 성토, 車관세 인상은 잠정 보류
지난 주말 프랑스 방문당시 유럽 정상들 앞에서 망신을 당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귀국 후 트위터를 통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및 현지 정부를 신랄하게 비난했다. 그는 동시에 유럽산 와인에 추가 관세를 시사하면서 무역전쟁의 불씨를 키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4건의 글을 올리며 집중적으로 마크롱 대통령을 비난했다. 그는 "마크롱 대통령은 미국과 중국, 러시아로부터 유럽을 보호하기 위한 자체 군대 창설을 주장했다. 그러나 1·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것은 독일이었다. 그뒤에 프랑스는 어떻게 됐나?"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프랑스인들은 미국이 오기 전까지 독일어를 배워야 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돈을 내던지, 말던지!"라고 썼다. 그는 또한 "마크롱 대통령의 문제는 26%라는 낮은 지지율과 약 10%에 달하는 실업률이다. 그는 다른 주제로 넘어가려고 했던 것이다. 그나저나 프랑스만큼 국가주의자가 많는 나라는 없고 프랑스인들은 매우 자부심이 높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대선 구호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이용해 "프랑스를 다시 위대하게!"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마크롱에 앙금?

제 1차 세계대전 종전 100주년 기념식을 위해 프랑스 파리를 찾은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기념식에서 공개적으로 창피를 당했다. 올해 이란핵합의 탈퇴 및 무역전쟁으로 미국과 사이가 틀어진 마크롱 대통령은 기념식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가주의적 일방정책을 겨냥해 "애국심과 국가주의는 정확히 반대말"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으나 귀국 후 트위터로 한 박자 늦은 답변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크롱 대통령을 공격하는 와중에 프랑스 와인 산업을 언급했다. 그는 13일자 트위터에서 "무역면에서 프랑스는 우수한 와인을 만드는데 미국도 그러하다. 문제는 프랑스가 현지에서 미국 와인 판매를 매우 어렵게 하고 막대한 관세를 물리는 반면 미국은 프랑스 와인 판매를 쉽게 해줄 뿐만 아니라 관세도 매우 조금 물린다. 공정하지 않고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고 성토했다.

미국이 프랑스 와인에 관세를 붙이려면 유럽연합(EU) 수입품 전체에 이를 적용해야 한다. EU는 지난해 127억달러(약 14조4081억원)어치 와인을 수출했으며 이 가운데 약 40억달러 규모가 미국으로 향했다. 같은 기간 미국이 수출한 와인은 15억달러 규모였으며 EU에 팔린 와인은 5억5300만달러에 불과했다.

■車관세 초안 보완 지시

이런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는 수입차 관세를 인상하는 것을 일단 연기했다고 13일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워싱턴 백악관에서 정부 고위 통상 관계자들과 만나 수입차로 인한 피해와 관련된 미 상무부의 조사 보고서 초안을 놓고 논의했으나 관세를 새로 부과할 준비가 돼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 자리에는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래리 커들로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수석고문이 배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날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 행정부가 수입차 및 부품의 국가 안보 위협 여부 평가를 마쳐 관세 부과 결정이 임박했으며 이로인한 우방과의 무역 마찰이 우려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윌버 로스 미 상무부 장관은 내년 2월까지 수입차가 미국의 안보에 위협이 되는지 조사를 마쳐 백악관에 보고하게 되며 트럼프 대통령은 15일내 관세 부과 여부를 최종 결정하게 된다.
미 상무부는 추가 관세 뿐만 아니라 자동차 수입량 쿼터도 트럼프에게 건의할 수 있다.

pjw@fnnews.com 박종원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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