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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과 '찰떡공조' 이주열, 홍남기와 궁합은

장민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1.14 17:08

수정 2018.11.14 17:16

같은 강원도 출신 직접적 교류는 없어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역대 부총리-한은 총재 중 가장 가까웠던 관계로 꼽힌다.

실제 지난해 6월 김 부총리 취임 이후 1년6개월간 두 사람은 외부에 알려진 회동만 8차례나 가졌다. 모두 김 부총리가 먼저 제안하며 성사됐다. 첫 만남은 김 부총리가 취임 나흘째 한국은행을 직접 방문하며 이뤄졌다. 경제부총리가 한은을 직접 찾은 건 현오석 전 부총리 이후 3년2개월 만에 처음이었다.

올해도 두 사람은 5차례나 회동을 했다.
국회 국정감사 일정 중에는 즉석에서 '깜짝 만찬 회동'이 성사되기도 했다. 두 달에 한 번꼴로 만나는 각별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재정과 통화를 책임지는 김 부총리와 이 총재는 미·중 무역분쟁, 북한 리스크, 최저임금 등 주요 경제·금융시장 상황을 점검하고 정책공조 등 대응방안에 머리를 맞댔다. 실제 지난해 10월 560억달러(3600억위안) 규모 한·중 통화스와프 계약 연장을 이끌어낸 데 이어 캐나다·스위스와도 연이어 통화스와프 계약을 성사시키는 등 두 사람의 '찰떡 공조'가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금껏 회동은 모두 김 부총리가 먼저 제안하며 성사됐다. 두 사람은 특별한 학연이나 지연으로 얽히진 않았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김 부총리는 청와대 재정경제비서관을 지냈고, 이 총재는 한은 부총재보를 맡으며 업무파트너로 호흡을 맞춘 이후 두 사람은 10여년간 친분을 이어왔다. 김 부총리가 공직을 떠나 아주대 총장으로 취임했을 당시 이 총재가 직접 취임을 축하하는가 하면 김 부총리는 지난해 9월 경제현안간담회에서 이 총재에게 케이크를 선물하며 '깜짝 생일파티'를 열어주기도 했다.

특히 김 부총리는 재임 내내 줄곧 "기준금리는 한은이 결정하는 것"이라며 한은의 독립성을 강조해왔다.

시장에선 김 부총리 후임으로 지명된 홍남기 후보자가 이 총재와 '밀월관계'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갈수록 더해가는 경기침체·고용악화 등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재정과 통화정책의 공조가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되기 때문이다. 홍 후보자와 이 총재는 같은 강원도 출신이지만 교류는 거의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직접 업무를 같이 한 경험도 없다. 홍 후보자가 2004년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실 행정관, 경제정책수석실 정책보좌관을 지낼 당시 이 총재는 한은 국장을 맡았다.


기재부 관계자는 "(김 부총리와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홍 후보자가 앞으로도 이 총재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려 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현 정부 부동산 정책을 설계할 만큼 실세인 김수현 정책실장의 입김에서 홍 후보자가 자유로울 수 있겠냐는 우려도 나온다.
청와대가 금리인상을 압박할 경우 홍 후보자도 이에 동조할 수 밖에 없어 한은과 불편한 관계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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