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신세계 별마당에서 열린 靑회의… ‘기업 氣 살리기’ 시그널

김호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1.11 17:18

수정 2018.11.11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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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이 민간기업에 경영 맡겨 성공 거둔 '코엑스몰'
유통가 "일자리 창출, 기업과 함께 하겠다" 다짐으로 풀이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내 별마당 도서관에서 열린 공정경제 전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내 별마당 도서관에서 열린 공정경제 전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격이었다.' 문재인정부가 사상 처음으로 청와대 밖 전략회의를 서울 삼성동 신세계 스타필드 코엑스몰 내 별마당도서관에서 지난 9일 개최한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청와대가 신세계 별마당도서관에서 첫 전략회의를 가진 것은 향후 정부의 일자리 정책 추진을 기업과 함께 하겠다는 다짐으로 풀이된다. 청와대는 최근 일자리 창출은 정부 주도만으로는 안되고 기업이 나서야만 한다는 '기업 주도론'으로 정책을 급선회중이다.


별마당도서관이 입점한 코엑스몰은 공공기관이 민간기업에게 운전대를 맡긴 뒤 대성공을 거둔 상징적인 곳이다.

시들어가던 코엑스몰은 민간기업인 신세계에게 운영권이 넘어간 이후 별마당도서관, 삐에로쑈핑 등이 입점해 상권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큰 도움을 얻었다.

게다가 이날 전략회의가 청와대가 경제정책 투톱인 '김&장'(김동연 경제부총리와 장하성 정책실장)을 교체하는 날 열렸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더욱 컸다. 처음으로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와 관련한 전략회의가 청와대 밖에서 열리는 뜻 깊은 날이었다.

신세계 스타필드 코엑스몰은 정용진 부회장의 야심작으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5월 문을 연 별마당도서관은 상업적 목적인 아닌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일환으로 60억 이상을 투자해 조성한 고객들을 위한 문화 체험 공간이다. 매년 운영비만도 5억원 이상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의 노력은 곧 성과로 이어졌다. 별마당도서관은 오픈 이후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면서 코엑스몰 전체에 상당한 모객 효과를 발생시키고 있다.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별마당도서관 오픈 이후 지난 10월 기준까지 코엑스몰을 찾은 방문객수는 총 2900만명에 달한다. 주중·주말 평균 6만명의 고객이 코엑스몰을 찾고 있다.

모객 효과는 코엑스몰에 입주해 있는 매장을 운영하는 소상공인들의 매출 향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키엘(화장품) 코엑스몰점 김진숙 매니저는 "별마당 도서관이 생긴 이후로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이 두 배정도 늘었다"고 말했고, 별마당도서관 인근에 위치한 커피숍 드코닝 변재민 점장은 "별마당 도서관을 방문하는 고객들로 인해 매출이 이전보다 30% 이상 늘었다"고 전했다.

별마당도서관 바로 옆에는 정 부회장이 직접 매장 설계에 관여한 만물상 '삐에로쑈핑'이 입점해 대박을 냈다. 별마당도서관 효과로 코엑스몰 경쟁력이 높아지자 신규 브랜드 매장 입점도 이어지고 있다.

스타필드 하남과 고양의 인기 식음매장인 탄탄면 공방을 비롯해 H&M, 언더아머, 캐스키드슨 등 최근 1년간 50여개 매장이 코엑스몰에서 새롭게 문을 열었다. 또 시코르, 부츠, 자주 등 신세계그룹 내 주요 인기 전문점도 신규로 입점해 코엑스몰 경쟁력을 높였다. 그 결과, 기존 약 7% 정도 공실이 있던 코엑스몰은 지난해부터 공실률 '0'를 이어오고 있다.


문 대통령은 전략회의에서 "공정경제 추진으로 인한 긍정적 변화가 법의 제재 때문이 아니라 자발적인 기업문화로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해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유통가를 중심으로 상생협력 바람이 새삼 거세지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청와대밖 시민과 함께하는 광화문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던 문 대통령의 공약이 잠시나마 별마당도서관에서 먼저 실현됐다는 평가도 있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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