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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덤' 김성훈 감독 "한국적인 방식으로 글로벌 경쟁력 확보"

박지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1.09 12:09

수정 2018.11.09 14:59

김성훈 감독
김성훈 감독
【싱가포르=박지현 기자】 "저희 작품이 190개 국가에 27개 언어로 번역 돼 나간다고 들었다. 처음 제작할 때 190개국의 문화나 생각을 다 알 수 없었기에 오히려 저희가 옳다고 생각하는 방식으로 했는데 이것이 오히려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게 된 것 같다."
내년 1월 25일 넷플릭스를 통해 독점 공개되는 6부작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의 김성훈 감독이 9일 넷플릭스와 함께 작품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겪었던 에피소드를 털어놓았다. 김 감독은 "넷플릭스와 협업 과정에서 가장 큰 차별점은 꼼꼼한 '퀄리티 체크'였다"며 "작품의 스토리에 대해서는 관여하지 않되 영상을 구현하는 방식에 있어서는 더 고화질의 퀄리티를 요구했던 점이 기억에 남고 많은 것들을 배웠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일반적으로 국내에서 영화를 제작할 때 2K 해상도의 필름을 사용하고 컴퓨터그래픽(CG)를 입히는 부분에서만 4K 해상도의 필름을 사용하는데 넷플릭스는 전체 촬영분에서 4K 해상도로 제작할 것을 요구했다"며 "그렇게 제작할 경우 평소보다 2~3배 더 많은 공정이 필요해 처음에는 창작자의 의도만 잘 전달되면 되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에 불편하게 느껴졌는데 그들의 요구대로 작업을 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며 "마트의 매대에 놓인 과자도 단 하나의 티끌이나 오점이 있으면 불량품인데 과거 우리는 그런 부분을 간과하지 않았나 느꼈고 퀄리티 체크를 통해 기술적으로 불량품을 만들지 않겠다는 그들의 책임감을 공감할 수 있어 좋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감독은 이번 작품이 가진 '사극 좀비물'이라는 장르적 특성과 관련해 "현대의 좀비물과는 다른 점이 있다"며 "무조건 과거로 돌아가 한복만 입힌 좀비로 표현하기 보다 그 시대와 문화가 가진 특수성과 한계를 담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현대물에서 좀비는 인간보다 빠른 속도로 움직이기에 차를 타고 인간이 도망가며 총을 쏘아 제거를 하는 방식 등을 사용하지만 조선시대의 인간은 빠르게 움직일 수 없기에 조선 시대의 좀비도 인간과 비슷한 스피드로 움직이고 1분에 서너발이 나가는 조총으로 대치해야 해 이러한 속도의 부분도 고려해야했다"며 "특히 서구 사회에서 좀비는 무조건 척결해야할 대상이지만 한국의 역사에서 다뤄진 괴물들은 사실 사회 속 가장 하층의 피해자들이 분화하는 경우가 많았기에 작품에서도 좀비들은 과거 우리의 이웃이었던 이들, 그래서 무조건 죽여야 할 대상이 아니라 이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 고민해야하는 대상으로 접근하려 했다"고 말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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