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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중간선거 이후] "트럼프 더 과격해져.. 중국 압박 심해질 것"

파이낸셜뉴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1.08 17:43

수정 2018.11.08 17:43

美 정치 분석가 경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신화
【 서울·워싱턴=송경재 기자 장도선 특파원】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한 이번 미국 중간선거는 민주당에는 기쁜 소식이겠지만 아시아에는 악재가 될 것이라고 저명 정치분석가 이언 브레머가 경고했다.

대표적인 트럼프 비판론자 가운데 한 명인 브레머는 7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인터뷰에서 미 중간선거 결과가 아시아에는 이로울 게 없다고 지적했다.

■리스크 더 커진 '트럼프 본능'

싱가포르에서 열린 블룸버그 신경제포럼에 참석한 정치리스크 컨설팅업체 유라시아그룹 대표이자 사장인 브레머는 인터뷰에서 정치적인 열세를 "끌어올려야겠다"는 트럼프의 본능은 아시아 지역이 당장 불확실성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의미한다고 봤다. 그는 "중간선거에서 성공을 거두지 못한 트럼프 대통령은 더 변덕스럽고, 더 공격적이고 그리고 아마도 나머지 세계에는 더 위험하게 행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브레머는 "비록 적극적이고 강하지 않더라도, 외교정책에 큰 관심이 없더라도 예측 가능한 미국이 선호된다는 것은 분명하다"면서 이번 민주당의 도약으로 "트럼프 임기 나머지 2년 동안 깜짝 놀라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중간선거 뒤 트럼프의 국제사회에 대한 압박, 특히 중국에 대한 압박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지금까지는 무역전쟁을 하더라도 의회를 장악한 덕에 좀 더 느긋하게 일을 진행했지만 앞으로는 민주당의 하원과 경쟁해야 하는 처지라 선명성을 더 부각하기 위해 고삐 풀린 듯 행동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브레머는 "트럼프가 지금보다 더 열심히 일해 언론이 그가 원하는 것을 다뤄주기를 원하겠지만 그게 차질을 빚을 경우 분위기를 고조시켜 국제적으로, 특히 중국에 더 강하게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책실패 민주당에 돌릴 수도

이런 가운데 이번 선거결과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패배보다는 승리에 더 무게를 둬야 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중간선거를 스스로 자신에 대한 중간평가로 규정하고, 역대 미국 대통령들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선거전에 개입했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 2018년 중간선거를 승리로 간주할 수 있는 첫 번째 이유는 숫자상 결과다. 7일 낮 현재 민주당은 하원 의석을 27석 추가해 하원 다수당 지위를 탈환했고 공화당이 차지하고 있던 7개주의 주지사 자리를 빼앗았다. 그러나 민주당은 상원에서는 오히려 2석을 잃었다. 공화당의 성적표는 역사적 기준에서 나쁘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의 맞대결에서 판정승을 거둔 것도 의미가 크다. 민주당에서 흑인 주지사 후보가 나온 플로리다와 조지아의 선거결과도 트럼프의 승리로 볼 수 있다.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함으로써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오바마케어 완전 폐지와 추가 감세 등 일부 정책에는 제동이 걸릴 게 확실시된다. 하지만 공화당의 상원 수성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최대 업적으로 생각하는 감세법이 무효화될 가능성도 사라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남은 임기 2년간 정책실패 책임을 민주당의 방해 탓으로 돌릴 수 있게 됐다고 분석한다.

jdsmh@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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