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관치금융 논란에 '백기'...우리은행, M&A·완전 민영화 등 과제 산적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1.08 17:32 수정 : 2018.11.25 21:28

회장·행장 겸직 배경 및 과제
닻 올린 우리금융 ‘손태승호’
자회사 M&A실탄 마련 과제
자율적 대형 지주사 안착 시간 소요

[파이낸셜뉴스 최경식 기자]
한 때 우리금융지주의 지배구조 문제와 관련, 회장.행장 겸직에 비우호적이었던 금융당국이 개입하면서 지배구조의 향방이 쉽사리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 빠졌었지만, 결국 손태승 우리은행장이 지주회장을 겸직하는 방향으로 최종 결론이 났다. 이는 결과적으로 관치금융 논란에 부담을 느낀 당국이 손을 든 것으로 해석된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회장 겸 행장체제가 결정되면서 초기 지주사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한 기반 다지기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지주사 출범 이후 발생할 자본적정성 문제와 계열사 인수·합병(M&A), 완전 민영화 등의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만큼, 우리금융지주가 자율적인 대형 금융지주사로 안착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당국, 지배구조 개입 논란 키워
그동안 우리금융지주의 지배구조 문제를 둘러싸고 회장·행장의 겸직과 분리, 그리고 손 행장의 겸직 문제에 대한 의견과 전망이 분분했다. 지난달 사외이사들만 모인 임시 이사회에서는 손 행장의 겸직에 무게가 실렸지만, 이후 금융당국이 지주사 지배구조 문제에 개입할 것임을 시사하면서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전까지 금융당국은 우리은행의 자율성을 존중한다고 밝혀왔지만, 내심 회장과 행장의 겸직을 달가워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관치금융 논란에 부담을 느껴 회장, 행장 겸직으로 입장을 최종 정리하면서, 손 행장의 회장 겸직이 유력시됐다. 일각에선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 등을 통해 회장 후보군을 추리는 작업이 예정대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됐지만, 이사회는 8일 손 행장의 회장 겸직을 전격적으로 결정했다. 이는 지주사 출범을 앞두고 조기에 안정적인 기조를 정착시키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은행이 지주 내 대부분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내부 사정에 밝은 사람이 회장직을 수행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에 따라 선제적으로 안착을 위한 기반을 다지려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특정인으로의 권력 집중을 지양하고, 비은행 부문을 좀 더 아우르기 위해서 한시적으로 겸직 체제를 운영한 후 분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본비율 하락 전망...초기 소규모 M&A 집중
하지만 향후 우리금융지주가 대형 지주사로 자리매김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우리은행은 금융지주사로 전환할 경우 자기자본비율이 개선되고, 인수·합병(M&A)을 위한 실탄 마련이 용이해진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주사로 전환하게 되면 금융사의 평균 모형을 사용하는 표준등급법을 적용받게 된다. 그동안 위험가중 자산 평가 시 우리은행은 자체 신용위험을 평가하는 내부등급법을 사용했지만, 표준등급법 적용 시 위험자산가중치는 높아지는 반면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10% 수준으로 하락하게 될 전망이다.

우리금융지주가 내부등급법 적용을 통해 이를 회복하기까지는 약 1년 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내부등급법을 적용하려면 금융감독원의 승인 심사를 거쳐 1년여 간 시범 운영해야 하는데, 이 경우 2020년부터 내부등급법 적용이 가능하고 자본비율이 상승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지주는 당분간 보수적인 경영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M&A 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도 1년 뒤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우리은행은 증권사와 보험사 등 대형 금융사가 없기 때문에 우리금융지주는 M&A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며 "그러나 자본확충 문제 등이 있어 당분간은 대형 M&A보다는 일단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해 우리종금의 증권사 전환과 캐피탈사 인수, 부동산신탁사 인수 등 비교적 소규모 M&A에 전념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지주의 M&A가 본격화하면 금융지주의 판도변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은행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조9034억원으로 하나금융그룹보다 높은 상황이고, 향후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의 2강 구도를 우리금융지주가 재편할 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완전 민영화, 주가부양도 과제
아울러 완전 민영화와 당장의 주가부양에도 힘을 쏟아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 2016년 정부는 IMM PE·동양생명·키움증권·한국투자증권·한화생명·유진자산운용·미래에셋자산운용 등 과점주주에 지분 27.22%를 매각했지만, 단일 지분으로는 여전히 정부 측인 예보(18.43%)가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금융당국이 공적자금 회수를 명분으로 지배구조 개입을 시사했던 만큼, 낙하산 인사 우려 등을 떨치고 금융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정부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그룹독립이 이뤄져야 한다는 평가다.

이를 위해 우리은행은 미래전략단 구성과 수차례의 해외 기업설명회(IR), 자사주 매입을 통한 주가부양을 기반으로 기업가치 제고에 노력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주가를 최소한 주식매수청구 예정가격 위로 확실히 부양해야 자본부담을 완화시킬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주주들의 주식교환 반대와 주식매수청구가 발생할 수 있다"며 "우리은행의 주가가 저평가된 측면이 있는 만큼 주가를 부양해 배당금을 높이는 등의 방법으로 공적자금 회수률을 높여야 한다"고 전했다.

kschoi@fnnews.com 최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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