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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내년 미·중 무역분쟁 심화…韓 수출 부정적 영향 확대"

장민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1.08 12:00

수정 2018.11.08 12:00

지난 4월 미중 정상회담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연합뉴스
지난 4월 미중 정상회담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연합뉴스

내년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부과하는 관세율을 상향함에 따라 올해보다 국내 수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확대될 것이란 한국은행의 전망이 나왔다. 특히 주력인 전자제품, 화학제품 등에서 수출 감소가 나타날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은 8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최근 들어 미·중 무역분쟁 심화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 양국 무역갈등이 글로벌 경기둔화로 이어질 경우 우리경제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미국은 올해 3월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 등을 문제 삼아 500억달러 규모의 대중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결정하며 중국과의 통상전쟁을 시작했다. 미국이 중국 등으로부터 수입하는 철강 및 알루미늄에 각각 25% 및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자 중국도 30억달러 규모 대미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했다.

이어 미국이 7월 이후 500억달러 규모의 대중 수입품에 대해 두 차례에 걸쳐 관세를 부과하자 중국도 동일한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로 맞대응했다.


미국은 9월에도 2000억달러 규모 대중 수입품에 추가 관세를 물렸고, 중국도 6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관세를 부과했다.

중국과 미국은 우리나라의 1·2위 수출 상대국이라는 점에서 양국의 무역분쟁은 국내 수출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중국과 미국에 대한 수출 규모는 각각 1421억달러, 686억달러로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24.8%, 12.0%를 차지하고 있다.

한은은 중국의 수입중간재가 수출용으로 사용되는 비중(28.7%)이 미국(16.2%)보다 높은 점을 감안할 때 중국의 대미 수출 감소가 우리나라에 더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나라 대중 수출의 79.8%가 중간재다.

다만, 위안화 가치가 하락할 경우 이같은 영향이 다소 상쇄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현재까지 시행된 미·중 무역규제 조치가 올해 중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최근까지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은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양국 간 관세부과 조치가 발효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데에도 일부 기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은은 "내년 중 미국의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가 10%에서 25%로 상향 조정되면서 우리 수출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미·중 무역갈등으로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질 경우 가계와 기업이 소비 및 투자에 대한 의사결정을 지연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미·중 무역갈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의 대중 통상정책이 자국 내 특정 산업 보호, 외국인투자 유도 등 다양한 목적을 가지고 추진되고 있어 양국 간 분쟁이 단기간 내에 해소되기가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한은은 "우리 경제의 높은 무역 의존도를 감안할 때 미·중 무역갈등이 세계 경기둔화로 이어질 경우 피해규모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글로벌 통상여건 변화를 주의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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