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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멱살 잡혔을 것"..연일 국회의원 막말에 '빈축'

김규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1.06 16:28

수정 2018.11.06 16:28

자유한국당 이장우 의원이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의 한강유역환경청 등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이장우 의원이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의 한강유역환경청 등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 예산안을 심사하기 위해 머리를 맞댄 여야 의원들이 서로 간 막말을 하고, 신경질적 반응을 보여 빈축을 사고 있다.

전날(5일) 여야 의원 간에 "한주먹 거리도 안되는 게", "나가서 붙어" 등 막말을 한 데 이어 6일에는 정부측 인사를 향해 "멱살을 잡힐 것"이라는 원색적인 비난이 나왔다.

이장우 자유한국당이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옹호발언을 하던 이낙연 국무총리와 김 부총리에게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의 대변인 노릇을 하고 있느냐'고 비판한 게 발단이 됐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모독성 발언'이라며 일제히 반발했다.


박홍근 민주당 의원은 "국무위원들에게 대변인이라는 표현도 쓰는데 이건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조정식 의원도 "총리를 비롯한 내각에 청와대 대변인이라고 하는 건 좀 심한 얘기"라고 비판했다.

반면 한국당 의원들은 발언 기회를 얻어 이 의원을 옹호하는 한편, '제 식구 감싸기'라며 여당 의원을 비판했다.

장제원 의원은 "경제를 망쳐놓은 각료들에 대한 비판에 여당은 경청해야 한다"고, 권성동 의원은 "여당도 국민의 목소리를 좀 더 적극적으로 정부에 전달해야지, 감싸는 게 여당 역할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사태를 초래한 이장우 의원도 "제 발언은 최고로 순화된 발언이다. 국민이 직접 이곳에 나왔으면 부총리는 멱살이 잡혔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여야 간 질의는 수 십분간 중단되기도 했다.

앞서 지난 5일에도 비슷한 사태가 벌어졌다.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장제원 의원과 박완주 민주당 의원 간 언쟁이 몸싸움까지 번질뻔 한 것이다.

박완주 민주당 의원(왼쪽)과 장제원 한국당 의원.
박완주 민주당 의원(왼쪽)과 장제원 한국당 의원.
장제원 의원이 같은 당 의원의 발언을 비판하는 박영선 민주당 의원에게 "명예훼손"이라고 항의하면서 시작됐다.

박완주 민주당 의원은 "독해 능력도 없는 게 국회의원이라고"라며 장 의원을 질타했고, 장 의원은 "기획재정부 차관 출신인 송 의원이 제기한 통계를 놓고 야당이 위기를 조장한다고 하는 게 독해 능력이 없는 것"이라고 맞섰다.

이후 두 사람은 "너 나와"(박완주), "나가서 붙어"(장제원), "쳐봐, 쳐봐"(장제원)하며 설전을 벌였다. 장 의원은 회의장 밖에서도 보좌관에게 "한 주먹도 안 되는 게"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당 차원의 갈등으로 비화됐다.
신동근 민주당 원내부대표는 이날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장 의원의 발언을 꼬집어 "조폭(조직폭력배)인지 시정잡배인지 알 수가 없을 정도"라고 비판했다.

송희경 한국당 원내대변인도 신 원내부대표의 이 같은 발언에 "청와대와 (민주당) 지도부에게 잘 보이기 위해 무작정 정치적 방패를 자처하고 나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 한 정치권 관계자는 "대통령이 협치를 말하고 있는 시점에 여야 간 존중이 필요하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이런 모습이 지켜지지 않아 안타깝다"고 했다.

integrity@fnnews.com 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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