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교육일반

사립유치원 파동 한달, 성과와 과제는?

이유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1.06 16:02

수정 2018.11.06 16:02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의 비리 사립유치원 명단 공개로 시작된 사립유치원 파동이 한 달째를 맞으면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무엇보다 교육부가 2020년까지 사립유치원에 대해 국가회계시스템 '에듀파인'을 도입함에 따라 투명성과 공공성을 강화한다는 방침이지만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가 만만치 않다. 특히 일각에서 주장하고 있는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통합(유보통합),공립유치원 확대 시 하원시간의 연장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사립유치원의 회계 투명성·공공성 확보 계기
6일 교육당국에 따르면 국가회계관리시스템 '에듀파인'은 2019년 3월부터 200명 이상 또는 희망 유치원에 단계적으로 도입해 2020년부터는 모든 유치원에 적용된다. 원아 200명 이상 대형 유치원 또는 희망 유치원을 대상으로 내년 3월부터 에듀파인을 우선 적용하고, 법 개정 등을 통해 2020년 3월에는 모든 유치원에 에듀파인 사용을 의무화한다.

정부는 유치원의 일방적인 모집보류, 폐원 통보 등 학습권 피해 상황에 대해 집중 모니터링 및 지원하는 '유치원 위기상황 지원시스템'을 구축하는 한편 처벌도 강화하기로 했다.
유치원 폐원은 각 시도교육청의 허가사항이었지만 모집중지는 처벌 규정이 없었다.

이에 교육부는 지난 1일 일방적인 유치원 휴업·폐원·원아모집 중지로 인한 유아의 학습권을 보호하기 위해 '교육과정 및 방과후 과정 내실화 계획' 지침을 개정했다. 이 개정으로 유치원이 휴업시에는 유치원 운영위원회와 학부모 3분의 2이상의 동의를 구하도록 했고, 일방적인 모집 중지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처벌을 규정했다.

이처럼 교육당국이 사립유치원에 대해 강력한 제재수단을 들고 나온 것은 사립유치원의 비리가 심각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서울시교육청이 2013년부터 지난 9월까지 서울시내 유치원 76곳을 감사한 결과 사립유치원의 적발비율은 70%를 넘겼다.

교육부는 사립유치원의 비리와 맞물려 온라인으로 유치원에 지원할 수 있는 공공 통합지원시스템인 ‘처음학교로’를 연계하는 강수를 두기도 했다. 지역별로 편차가 크다는 문제가 발생해 사립유치원에 이달 15일까지 추가등록 기간을 주고 있는 상황이지만, 지난해 참여율이 3%에 불과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절반의 성공으로 평가할 수 있는 상황이다.

■유보통합·공립유치원 하원시간 등 숙제 산적
교육부가 이처럼 사립유치원에 대한 강력한 제재수단을 발동했음에도 여전히 숙제는 존재한다. 가장 큰 문제는 유보통합(유치원·어린이집 통합) 문제다. 현재 우리나라의 미취학 아동(만 0~6세)은 어린이집과 유치원 이 두군데 중 한군데를 다닐 수 있다. 원래대로라면 0세~4세는 어린이집, 5세~6세까지는 유치원을 다녀야 하지만 유치원수의 부족으로 만 6세 어린이들 중 일부는 어린이집을 다니고 있다. 양쪽 다 누리과정 예산이 지원되고 있지만 어린이집 선생님과 유치원 선생님간의 자격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교육의 질이 차이가 난다는 점이다. 중장기적으로 유아교육의 공공성을 강화한다는 방향으로 유아교육을 어떻게 통합할 것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정부 역시 유보통합의 필요성은 인정하고 있지만 쉽게 손을 대지 못하고 있다. 누리과정 예산과 관련한 부처간 교통정리도 필요하다. 유치원은 교육부, 어린이집은 보건복지부 소관이다. 사립유치원 파동 이후 교육부와 복지부가 각각 대책을 내놓은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와함께 국공립 유치원의 하원 시간이 보장되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국공립(병설)유치원은 특성화 교육, 방과 후 활동을 하지않을 경우 오후 1시 하원이 대다수다. 사립유치원은 오후 3시까지 운영하는 곳도 있다.
국공립유치원과 사립유치원간 이용비용의 총액은 약 22만원이다. 전국 전국 영유아 시간제 학원 등록비용은 한 달 기준(1시간당) 평균 10만원이 넘는다.
결국 국공립 유치원의 하원시간 조정이 없으면 사립유치원과의 차이가 사라진다는 지적이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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