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정 협의체 첫 만남]

"초당적 협치로 민생 살린다"… 합의문 절반이 경제 관련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1.05 17:41 수정 : 2018.11.05 21:17

청와대서 158분 회동
소득주도성장 ‘속도 조절’아동수당 보편적 지급
원전 경쟁력 유지·발전..靑-여야 모두 한발씩 양보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는 5일 '158분간 청와대 회동'을 통해 협치 모델에 첫발을 뗀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와 여야는 여야정 국정 상설협의체 첫 회의 결과 총 12개항으로 구성된 합의문을 도출했다. 합의문은 큰 틀에서 경제·민생 분야 협력을 필두로 △안보 문제 △정치제도 개혁 등에 초당적 협력을 약속했다. 청와대와 여야 모두 '주고받기식' 합의로 절충점을 모색, 대체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다는 분위기이다.


총 200자 원고지 8매 분량의 합의문엔 무려 일곱번이나 '초당적'이란 단어가 들어가 있다.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의 합의문 서문 낭독을 시작으로 각당 원내대표가 총 12개항을 돌아가면서 발표한 것도 협치의 상징이다.

■김성태, 홍영표에 발언권 양보

회동은 비교적 밝은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청와대는 여야 원내대표들에게 예우를 갖추고자 한병도 정무수석과 송인배 정무비서관을 영접자로 내보냈다. 사전 환담장에 미리 도착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 등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등과 서로 안부를 물으며 이야기를 나눴다. 김 원내대표는 최근 거취 논란이 이는 장하성 실장의 등을 두드리고는 함께 웃음 띤 얼굴로 대화를 나눴다.

환담장에 도착한 문 대통령이 5당 원내대표들이 일렬로 선 모습을 보고 "편하게 계시라니까요"라고 말해 참석자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의 모두발언에 이어 한병도 정무수석이 제1야당인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에게 발언권을 넘기자 김 원내대표가 제1당 대표인 홍영표 원내대표에게 '먼저 하라'며 양보하는 모습 역시 눈에 띄었다.

■소득주도성장론 속도조절

합의문에서 주목되는 점은 여야 모두 한 발씩 양보하는 모습을 취했다는 점이다. 근로시간 단축제(주52시간 근로)를 보완하기 위한 탄력근로제 확대와 규제혁신 신속 추진, 아동수당 보편적 지급, 정부 에너지정책을 기초로 한 원전 국제경쟁력 발전방안 적극 추진 등이 그렇다. 김의겸 대변인이 합의문 서문에서 밝혔듯이 "경제·민생 상황이 엄중하다"는 게 청와대와 5당의 공통된 인식이다.

특히 탄력근로제 확대는 소득주도성장 기조의 근간을 이루는 근로시간 단축제의 '속도조절'이다. 정부와 여당은 이미 최저임금 인상 속도조절을 논의 중이다. 소득주도성장론의 양대 축인 근로시간 단축과 최저임금을 경제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여야는 보편적 아동수당 지급에도 합의했다. 앞서 지난 4일 더불어민주당·보건복지부·청와대는 4일 고위당정청 회의를 열고 이러한 내용을 담은 아동수당법 개정안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통과시키기로 했다. 자유한국당 역시 아동수당의 '보편적' 지급에 동의, 이를 신속히 추진하기도 했다.

정부의 탈원전정책에 대한 야당의 비판도 있었으나 합의문은 '정부의 에너지정책을 기초로, 원전기술력과 원전산업의 국제경쟁력을 유지·발전시키기 위한 정책을 적극 추진한다'로 여야의 입장을 절충한 형태로 정리됐다.

실제 회의 분위기도 일방적 각세우기보다는 '절충점'을 모색하는 형태로 이뤄졌다. 문 대통령은 김 원내대표가 "탈원전정책도 원전을 포함한 에너지정책 전반적인 경쟁력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추진하고, 고용세습·채용비리에 대한 국민의 분노에 대답을 해야 한다"고 발언하자 고개를 끄덕였다. 또 김 원내대표가 "대통령께 정말 진정어린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며 "너무 대통령 정치에 함몰된 그런 청와대 인사의 자기 정치가 도를 넘고 있다. 임종석 비서실장·이해찬 민주당 대표·이낙연 총리가 정례회동을 갖는다. 권력의 사유화로 비쳐질 수 있는 오해나 불신을 (일으킬 수 있는) 이런 정례회동은 대통령께서 중단시켜달라"고 하자, 문 대통령이 미소 띤 얼굴로 경청하다가 메모장에 무언가를 적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비공개회의와 오찬은 애초 오후 1시께 마무리될 예정이었으나 비공개회의만 오후 1시까지 진행된 탓에 오찬은 예정시간보다 1시간 늦어진 오후 2시께야 마무리됐다.

문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적어도 석 달에 한 번씩 모이는 것을 제도화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는 석 달 단위로 국정 현안을 매듭지어가는 것으로 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논의할 게 생기면 중간에라도 만나자는 게 내 뜻"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언제 만나는 거죠"라는 문 대통령 물음에 참석자들이 "2월"이라고 답하자 "그럼 2월에 만나는 것으로 합의문에 들어가 있습니까"라고 되물어 또 한번 웃음이 터졌다.

네이버채널안내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