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31일 서울 송파구 문정동 래미안 갤러리. 통상 금요일부터 분양을 시작하는 다른 단지와 달리 '래미안 리더스원' 견본주택은 수요일에 문을 열었지만, 개관한지 30분도 채 되지 않아 방문객들로 북적였다. 방문객이 몰리면서, 25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강당(아트홀)은 빈자리가 거의 없을 정도로 가득 찼다. 대다수 방문객들은 갤러리 내 강당(아트홀)에서 대기하다 순차적으로 아파트 내부 유닛을 보기 위해 이동해야했다. 삼성물산에 따르면 이날 오전 견본주택을 찾은 방문객만 1000명이 넘는다.
■방문객들 중도금 대출안돼 불만 토로
방문객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중도금 대출' 문제였다. 서울 서초구 서초우성1차 아파트를 재건축한 래미안 리더스원은 모든 주택형이 9억원을 초과해 중도금 집단대출을 받을 수 없다. 총 232가구의 일반분양물량 중, 물량이 가장 많은 전용84㎡(162가구)의 분양가는 16억1000만~17억3000만원(타입별 상이)이다. 가장 작은 전용면적인 전용59㎡도 12억6000만~12억8000만원이다.
서울 강남구에서 두 아들을 키우고 있는 한 40대 남성은 "중도금 집단대출을 받을 수 없어 가장 저렴한 전용59㎡를 신청할 생각이었지만, 분양물량이 4가구밖에 되지 않아 경쟁이 너무 치열할것 같다. 다들 눈치싸움 하는 분위기"라면서 "몇억원 더 내더라도 분양물량이 많은 전용83㎡나 84㎡ 신청으로 계획을 변경해야 할듯 하다"고 했다.
일부 '현금부자'들만의 리그가 됐다며 불만을 토로하는 이들도 있었다.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한 30대 여성은 "무주택자의 청약기회를 넓혀주겠다더니, 이번 정부는 아예 20~30대의 강남 진출 진입로를 차단한 것 같다"면서 "정부가 돈 있는 사람들끼리 경쟁하도록 해준 꼴"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장 작은 전용면적의 분양가도 10억원을 훨씬 웃도는 만큼, 이날 방문객은 50~60대 연령층이 대다수였다.
■주변 시세와 3.3㎡당 1000만원 이상 차이나
1~3인 소형 가구의 증가와 비용 부담 문제로 중소형 면적인 전용84㎡의 인기가 가장 높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대형 면적에 대한 방문객의 관심도 뜨거웠다. 한 60대 여성은 "전용126㎡에 살고 있는데, 더 큰 곳으로 옮기려고 알아보기 위해 왔다"면서 "전용178㎡와 전용205㎡는 각각 1가구씩밖에 일반분양물량이 없어, 추첨제로 해도 당첨되기 힘들것 같다"고 고개를 저었다. 분양 관계자는 "래미안 리더스원 인근 아파트인 래미안서초에스티지의 경우 전용 238㎡ 펜트하우스가 없다"면서 "희소성이 높아 방문객들의 관심이 더 큰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래미안리더스원 인근 아파트의 3.3㎡당 가격이 5900만원을 넘어 당첨만 되면 수억원의 시세차익을 볼 수 있는만큼, 최소 가점이 68점 이상이어야 '당첨 커트라인'에 들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 팀장은 "현재 래미안서초에스티지 전용83㎡가 19억5000만원에 거래됐다"면서 "3.3㎡당 가격만 비교해봐도 (3.3㎡당) 분양가가 4000만원 중반대인 래미안 리더스원의 분양가는 로또로 여겨질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수환 래미안리더스원 분양소장은 "강남권에 오랜만에 분양하는 재건축 아파트인만큼 관심이 뜨거운것 같다"면서 "정부의 '무주택자 우선' 정책 기조에 맞춰, 계약자가 중도금 중 2회차까지 납부했다면 그 이후 연체가 발생해도 계약해지를 유예하는 등의 각종 특약 내용은 래미안 리더스원에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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