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외교/통일

美 CFR "비핵화 없는 평화는 불가능, 한미공조 절실"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0.28 12:00

수정 2018.10.28 14:05

美외교협회(CFR) 스나이더 선임연구원 "한미공조 중요"
스나이더 "비핵화에 있어 한미공조 중요한 가치" 강조
대북제재는 북한 비핵화 유도할 '인센티브' "지속 필요"
악수를 나누고 있는 한미 정상. 미국 외교협회(CFR) 스콧 스나이더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견고한 한미공조가 필수적이라는 것을 강조하면서 비핵화가 전제되지 않은 평화는 큰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악수를 나누고 있는 한미 정상. 미국 외교협회(CFR) 스콧 스나이더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견고한 한미공조가 필수적이라는 것을 강조하면서 비핵화가 전제되지 않은 평화는 큰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외교부 공동취재단 강중모 기자】국제사회의 최대 과제인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한미간 '굳건한 공조'가 전제되야 한다는 충고가 미국 워싱턴D.C의 유력 한반도 전문가들로부터 이어지고 있다.

최근 한미간에 곳곳에서 공조 균열을 시사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미국발로 나온 것이다.

28일 미국 외교협회(CFR)의 스콧 스나이더 선임연구원은 "현재 펼쳐진 문제는 북한이 주장하는 평화와 미국이 말하는 비핵화를 어떻게 매치를 시키느냐"라면서 "과거 경험을 통해 얻은 교훈은 남북관계와 북미관계가 성공을 거두려면 두 관계가 함께 가야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한국은 북한과의 관계를 급진전시키고 있다.
남북 정상은 4·27 판문점선언에 이어 9·19 평양공동선언에 합의하면서 남북경제협력사업, 군사적 긴장완화 조치에 대한 실제적 결과물을 이끌어내고 있다. 반면 비핵화를 위한 북미대화는 답답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즉 스나이더 연구원이 주장하고 있는 '남북관계와 북미관계의 균형'이 이뤄지지 않고 남북관계가 북미관계를 앞서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미국은 남북관계 가속페달을 밟고 있는 한국정부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고 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지난 여름 판문점 정상회담 이후 상황은 상당히 좋았지만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 비핵화 문제 해결에 대한 북미간에 의견충돌이 발생했고, 지난달 펼쳐진 상황(평양남북정상회담)을 보면 한미관계에 틈을 감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대북제재에서 미국과 한국이 같은 입장에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언급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5·24조치' 해제 검토설과 관련해 "한국은 우리의 승인 없이는 아무 것도 못 한다"는 사건을 한미공조 균열의 예로 들었다.

그러면서 그는 "대북제재의 해제는 북한의 지도자가 좀 더 번영하는 북한을 이루고 싶은 소망을 실현하는 차원에서 핵무기 포기 쪽으로 이끌 수 있는 인센티브가 될 수 있다"면서 대북제재가 비핵화를 이끌 수 있는 카드라는 점을 분명하게 밝혔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9월평양공동선언을 계기로 체결된 '남북군사합의서'에 따른 남북간의 군사적 긴장완화 조치에 대해서도 미국은 한국과의 논의 과정에서 우려를 갖고 있고, 군사적 문제는 한미간의 충분한 사전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비핵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전통적 개념의 평화를 추구하는 것에 대해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즉 북한의 비핵화가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평화와 관련된 이행 조치를 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그는 "워싱턴은 북한의 비핵화에 대해 미래 시제로 이야기를 하고, 한국은 과거 시제로 이야기를 하고 있다"면서 한미간의 비핵화 시제 차이는 서울과 워싱턴간의 잠재적 긴장유발 요소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도 "한국정부 관계자들은 한미가 어깨를 나란히 하고 함께 나아가고 있고 미국도 지지를 보내고 있다고 하지만 미국정부 관계자들은 (북한에 경제적 혜택을 주려는) 한국의 행동을 우려하거나 심지어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