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재무학회 칼럼]

인공지능의 선악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0.23 17:24 수정 : 2018.10.23 17:24



인공지능이 인간을 지배하는 날이 올 것인가? 공상과학소설처럼 로봇이 인간을 지배할 미래는 오지 않을지라도 인공지능이 상당한 지적 영역에서 인간을 초월하는 일은 먼 미래가 아니다. 2016년 3월에 있었던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 대결은 인공지능이 인간의 인지능력을 따라오지 못할 거라는 기존의 생각을 깨기에 충분했다. 딥러닝으로 대표되는 인공지능은 바둑뿐만 아니라 다른 지적 영역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최근 영국의 가디언지는 인공지능을 활용해 기사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인공지능의 발달은 재무 및 금융 업계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세계경제포럼에서는 최근 몇 년 동안 인공지능이 일자리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분석해왔다. 이들의 2018년 보고서에 따르면 재무 및 금융 업계 내에서 회계, 애널리스트, 대출 담당 전문가의 고용은 줄고 반면 IT 전문가의 고용은 늘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최근 월스트리트의 추세를 잘 반영한다. 로보 어드바이저 업체의 선구자인 베터먼트와 웰스프론트는 인공지능으로 하여금 자산관리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도록 했다. 이런 인공지능 알고리즘은 각 고객의 성향에 맞는 상장지수펀드 또는 인덱스펀드에 자산을 투자한다. 뱅가드, 찰스슈왑 같은 전통적인 금융회사들도 인공지능 기술을 사용한 펀드들을 제공하기 시작했으며 이에 따라 AI 펀드 시장 규모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한편 골드만삭스는 AI 자료분석 소프트웨어 회사인 켄쇼와 수년간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다. 켄쇼는 주요 경제수치, 기업의 실적 등 새로운 뉴스가 있을 때마다 방대한 양의 데이터에서 자료를 모아 분석하고 보고서를 만들어 골드만삭스에 제공한다. 켄쇼는 애널리스트가 40시간 걸려 작성할 수 있는 보고서를 5분 만에 완성할 수 있다. 골드만삭스는 인공지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최근 전체 직원의 6%를 감원했다.

미국의 헤지펀드들도 인공지능 트레이딩 기법의 활용을 확대하고 있다. 맨 그룹, 르네상스 테크놀로지스, 투시그마 등 대형 헤지펀드들은 인공지능을 활용한 알고리즘 트레이딩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딥러닝을 통한 알고리즘은 주가의 비선형적인 트렌드를 찾고 경쟁자보다 빠르게 거래를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컴퓨터가 어떤 방법을 사용해 판단을 내렸는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다는 문제점이 있다. 이러한 인공지능에 기반한 알고리즘 트레이딩의 증가는 주식시장의 불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 펀더멘털을 생각하는 인간들 간의 거래가 아닌 데이터 패턴으로부터 학습하는 인공지능 간의 거래는 시장 가격 붕괴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인공지능의 생산성 향상에 대한 기여를 고려할 때 인공지능을 다양한 분야에 도입하는 것은 필연적이다. 따라서 인공지능으로 인한 사회 현상에 대해 국가적인 분석과 대책을 생각할 시점이다. 인공지능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미래를 성공적으로 준비하기 위해서는 기존 업무에서 배제되는 근로자를 위한 효율적인 재교육 시스템을 갖추고 적절한 근로자 보호장치를 준비해야 한다. 또한 금융당국은 금융 시장의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인공지능 트레이딩이 일으킬 수 있는 부작용을 감시하고 거래세 외에도 다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김동현 위스콘신대 밀워키캠퍼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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