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트럼프, INF 공식 파기 선언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0.21 17:07

수정 2018.10.21 17:07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네바다주 엘코에서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네바다주 엘코에서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정권부터 시비가 끊이지 않았던 군축 조약인 중거리핵전력조약(INF)을 공식적으로 파기한다고 밝혔다. 그는 INF에 속하지 않는 중국이 중거리 미사일로 태평양을 위협하는 마당에 러시아조차 INF를 어기고 있다며 조약을 지킬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중간선거 유세차 네바다주 엘코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러시아가 INF를 어겼다. 그들은 지난 수년간 조약을 어겨왔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왜 재협상이나 탈퇴를 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조약을 존중했지만 러시아는 그러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는 조약을 파기할 거다"고 강조했다.

1987년 로널드 레이건 미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지도자는 INF에 서명하고, 핵탄두를 실어 나를 수 있는 사거리 500∼5500㎞의 중·단거리 탄도·순항미사일의 생산과 실험, 배치를 금지하기로 했다. 이는 냉전시대 군비 경쟁을 종식한 역사적 조약으로 꼽힌다.

하지만 러시아가 단거리 탄도미사일 '이스칸데르' 시리즈를 개발하고, 미국이 2000년대 들어 유럽 미사일방어(MD)시스템 구축을 추진하면서부터 양국 간에 INF 위반 논쟁이 일었다. 현재 미국은 지난해 2월 러시아의 SSC-8(9M729 시스템) 순항미사일 실전 배치가 INF 위반이라며 비난을 퍼붓고 있다.
이에 대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같은해 12월 미국이 폴란드와 루마니아에 패트리어트 미사일 시스템을 도입해 INF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알렉세이 푸쉬코프 러시아 상원의원은 21일 자신의 트위터에 "미국의 조약 탈퇴로 전 세계의 전략적 안정 시스템에 강력한 역풍이 불 것"이라고 경고했다.
CNN은 이번 INF 조약 붕괴로 인해 러시아와 근접한 유럽 국가들의 군비 경쟁이 다시 불붙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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