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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한반도 냉전 해체 기필코 평화 이뤄 분단 극복”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0.18 17:28

수정 2018.10.18 17:28

성베드로 대성당 특별미사
【 로마(이탈리아)=조은효 기자】 "한반도 평화를 위한 간절함을 담았다."(문재인 대통령)

"큰 사명을 갖고 계신다. 하느님의 섭리를 행하는 사람이십니다."(피에트로 파롤린 교황청 국무원장)

17일 오후(현지시간, 한국시간 18일 오전) 교황청 국무총리 격인 피에트로 파롤린 교황청 국무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하느님의 섭리를 행하는 사람"이라고 칭하는 등 문 대통령이 추진하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사실상 지지 입장을 표명했다.

이날 가톨릭의 심장부인 바티칸(교황청) 성베드로 대성당에서는 파롤린 국무원장 집전으로 '한반도 평화를 위한 특별미사'가 거행됐다.

파롤린 국무원장은 또박또박 한국말로 "문재인 대통령님, 김정숙 여사님, 환영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축복을 전합니다.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기도합시다"라고 미사 시작을 알렸다. 미사는 한국에서도 생중계됐다. 파롤린 원장은 미사 종료를 알리는 대목에서 역시 한국말로 "한반도의 평화를 빕니다"라고 축원했다. 한국어 메시지는 총 두 번에 걸쳐 있었다. 이와 더불어 국무원장의 미사 집전은 교황청의 한반도 문제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드러내는 대목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약 70분간의 미사가 종료된 후 '한국 정부의 한반도 평화정착 노력'을 주제로 기념 연설을 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에서의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은 지구상 마지막 냉전체제를 해체하는 일이 될 것이다" "한반도와 전 세계의, 평화의 미래를 보장하는 바람직한 길을 개척해나가고 있다" "우리는 기필코 평화를 이루고 분단을 극복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가정상이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연설한 건 '특별하면서도 이례적인 일'이다. 미사에 참석한 한 한국인 수녀는 "교황청에서 9년째 있었지만 단 한번도 외국 정상이 와서 연설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며 "국무원장 집전 미사도 좀처럼 없는 일"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연설 후 파롤린 국무원장과 나란히 걸어나오며 "한반도 평화를 위한 아주 간절함을 담았다"고 연설 소감을 밝혔다. 파롤린 국무원장은 "계속해서 기도합시다"라고 답했다. 그는 미사 시작 전 문 대통령을 향해 "큰 사명을 갖고 계신다. 하느님의 섭리를 행하는 사람"이라고 칭했다. 교황청이 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구상에 지지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 가능성이 커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교황의 방북은 북한의 고립을 해소하고, 북·미 비핵화 협상을 촉진할 수 있는 카드다.

이날 미사에는 교황청 주요 인사와 외교단, 한인 신부와 수녀, 재이탈리아 동포 등 500명 이상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미사 후 주교황청 대사관저에서 파롤린 국무원장과 2시간가량 만찬을 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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