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자동차-업계·정책

한국GM·금호타이어 또 노사 갈등 전운

성초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0.17 17:09

수정 2018.10.17 21:07

한국GM 법인분리 추진에 노조 파업 찬반투표 가결
일각선 "떠날 명분만 제공".. 최고경영진 18일 면담진행
금호타이어 공장 휴무 잦아.. 노조 "정상화 대안 제시를"
올해 상반기 '정부 지원'과 '해외 매각'으로 부도 문턱을 넘긴 한국GM과 금호타이어가 또다시 노사 갈등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회생의 길로 접어든 지 반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다. 노사 갈등이 또 다시 두 회사의 경영 정상화의 발목잡을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인천지법은 17일 KDB산업은행이 한국GM의 연구개발(R&D) 법인 분리에 반발해 제기한 주주총회 개최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고 밝혔다.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은 한국GM의 일방적인 법인 분리 결정이 기본 협약에 어긋난다며 주총 개최를 금지하는 가처분 신청을 지난달 인천지법에 제출한 바 있다.

노조와 함께 한국GM 법인 분리를 반대해온 산업은행의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향후 노조의 반발 수위는 높아질 전망이다.


앞서 전국금속노조 한국GM 지부가 15~16일 조합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쟁의행위에 대한 찬반 투표는 가결됐다. 지난 12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 조정을 신청한 한국GM 노조는 중노위가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는 즉시 파업권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노조는 23일 중노위가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 파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노조가 내세우고 있는 파업의 명분은 한국GM이 한국 시장 철수를 위한 사전 작업으로 법인 분리를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쟁력 있는 R&D 등 부서를 떼어내 본사 직속 조직으로 배치하고, 생산 법인의 몸집을 줄여 한국에서 철수를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는 것이 노조 측의 주장이다.

GM본사의 연구개발(R&D) 법인 분리 계획에 따라 한국GM은 지난 4일 이사회를 열고 디자인센터와 기술연구소 등의 부서를 묶어 별도 법인으로 분리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회사는 노조 반대에도 오는 19일 주주총회를 열어 이 안건을 최종 처리할 계획이다.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은 최근 임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신설법인은 우리 조직을 더 강하게 만드는 중요한 도약"이라며 설득에 나섰지만, 노조는 파업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국GM의 노사 갈등이 깊어질수록 GM이 한국을 떠날 명분을 만들어주는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재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한국 정부가 어떤 입장이든간에 GM은 한국 법인이 더이상 희망이 없다고 판단되면 떠날 것"이라며 "강경투쟁보다는 생산성을 높여 한국 공장을 매력적으로 만드는 게 중요하며 그렇게 되면 GM은 떠나라고 해도 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4월 노사간 극적 타결로 회생한 금호타이어도 최근들어 잦은 공장 휴무로 인한 노사간 파열음이 나오고 있다. 금호타이어 노사는 오는 23일부터 28일까지 6일간 광주공장, 24~28일까지 5일간 곡성공장의 휴무를 진행키로 합의했다. 올 들어 네번째 공장 휴무다. 회사 측은 자동차 수출 부진과 미.중 무역전쟁, 글로벌 자동차 시장 판매 축소 등을 이유로 재고 물량 조정을 위한 결정이라는 설명이다.

앞서 노조는 더블스타 투자계약 조건으로 무쟁의와 공장 휴무 등에 합의한 상태지만, 예상보다 휴무일수가 길어지면서 불안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에 노조는 "현 상황을 언제까지 인내할 수 없다"며 "장기적인 미래비전과 공장 정상화를 위한 근본적인 대안을 제시하라"는 공식 입장을 최근 회사 측에 전달했다. 이와 관련, 노조는 김종호 금호타이어 회장과 면담을 오는 18일 진행키로 했다.
공식 협상 기간이 아닌 시점에서 노조의 면담 요청에 최고경영진이 응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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