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정유사들, 선박용 연료규제 대비 잰걸음

김용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0.17 17:08

수정 2018.10.18 07:50

2020년 선박연료 규제강화 저유황유 수요 확대 대비해
고도화 설비공정 준비 분주
국내 정유사들이 오는 2020년 국제해사기구(IMO) 선박연료 규제 강화에 대비해 고도화 설비 투자를 강화하는 등 저유황유 사업 확대를 서두르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해양선박의 연료 사용량은 하루 390만배럴 수준으로 이 가운데 310만배럴이 저유황유와 고유황유를 포함한 중유다.

2019년까진 황 함유율 3.5%이하인 고유황유가 해양 연료 수요 대부분을 감당하지만, 2020년부턴 IMO 규제적용에 따라 황 함유율이 0.5%이하의 저유황유 수요가 확대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은 현재 하루 20만배럴 수준인 저유황유 수요가 2020년 120만배럴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선박용 연료유 규제가 시행되면 조선·해운업계는 탈황 장치인 스크러버를 설치하거나 기존 고유황유 대신에 저유황유로 연료 교체, 혹은 액화천연가스(LNG) 추진선을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스크러버는 공급 부족으로 연간 설치가능대수가 2500~3000대 수준으로 낮아 현 시점에선 저유황유로의 대체가 용이하다.


이에 대비해 글로벌 정유사들은 이미 고도화설비(원유 정제과정에서 생산되는 값싼 중질유를 재처리, 부가가치가 높은 휘발유와 등·경유 등 경질유로 바꾸는 설비) 증설을 통해 중질유 생산량을 최대한으로 낮추고 있다. 2018년 기준 글로벌 정유업체의 평균 고도화율은 41.3%(북미 57.1%)에 달한다.

국내 정유사들도 고도화를 서두르고 있다. 현대오일뱅크가 가장 적극적이다. 이 회사는 최근 2400억원을 투자해 고도화설비 SDA공정을 완공했다. 또 8000억원을 투자해 일일 정제능력을 56만배럴에서 65만배럴로, 고도화설비 용량을 하루 16만5000배럴에서 21만1000배럴까지 늘렸다. 고도화율은 40.6%로 1위다.

일일 27만4000배럴로 국내 정유사 중 최대 규모의 고도화 처리능력을 갖춘 GS칼텍스도 2008년 21%수준이던 고도화율을 현재 34.3%까지 끌어올렸다. 지난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제3중질유 분해시설에 2조6000억원,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제4중질유분해시설에 1조3000억원을 투자한 결과다.

에쓰오일은 4조8000억원이 투입된 잔사유고도화시설(RUC)·올레핀다운스트림시설(ODC) 프로젝트를 통해 아예 고유황중유가 거의 생산되지 않도록 했다. 고유황 중질유를 저유황 연료유와 석유화학 원료로 전환해 중질유 비중을 12%에서 4%수준까지 줄인다.
고도화율은 30%정도다.

일일 111만5000배럴로 국내 최대 정제능력을 보유한 SK이노베이션 역시 올해 정기보수를 통해 23.7% 수준이었던 고도화율을 29.2%까지 높였다.
2020년 7월 상업가동을 목표로 감압잔사유탈황설비(VRDS)에 1조원을 투자한 이 회사는 완공시 하루 3만8000배럴의 저유황유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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