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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 호기심 가득했던 내 어린시절을 돌아보다

박지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0.17 16:51

수정 2018.10.17 16:51

펭귄 하이웨이
[이 영화] 호기심 가득했던 내 어린시절을 돌아보다

어릴적 누구나 한번 쯤은 그래본 적은 있을 것이다. 학교 밖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쫓아 친구들과 함께 모험에 나선 일 말이다. 학교 근처 개천과 동산, 공원 등을 다니며 작은 돌멩이 하나에 외계인의 흔적이 남아있는지 살펴보고 고대 문명의 유물은 아닌가 유심히 들여다 보았던 일. 지극히 하찮고 사소한 탐험이지만 그때 우리들은 지구를 지키는 만화 속 주인공이 된 것마냥 들떠있었다. 수수께기로 가득찼던 세상. 내딛을 수 없을 것 같았던 미지의 숲을 향해 한 발 다가서는 일을 통해 우리는 조금씩 어른이 되어갔다.

'펭귄 하이웨이(사진)'는 시간이 흘러 그때로부터 훌쩍 멀어진 지금의 우리들을 다시 그때로 소환시키는 매력이 넘치는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다. 어른이 되기까지 3888일 남은 아오야마는 모든 일에 호기심이 많은 똑똑한 소년이다.
또래들보다 살짝 어른스러운 아오야마는 동네 치과에서 일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누나에게 관심이 많다. 어쩌면 어른이 되고 그 누나와 결혼을 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근데 그 누나가 동네에 오고난 후부터 이상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갑자기 어디서 나타났는지 모를 펭귄 떼들이 마을에 출현하기 시작한 것. 같은 반 친구 우치다와 함께 조사에 나서기 시작한 아오야마는 누나와 펭귄의 출현에 어떤 연관성이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된다. 이후 누나가 하늘 위로 던진 콜라캔이 펭귄으로 변하는 모습을 목격하며 확신을 가진 아오야마는 우치다와 함께 추가로 조사를 하던 도중 출입이 통제된 등산로를 발견하고 이곳에서 숲을 연구하는 같은 반 친구 하마모토를 만나 함께 숲의 한가운데에 자리잡은 거대한 공 모양의 물 덩어리를 만나게 된다. 바다에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이 어린이들은 이를 '바다'라고 이름짓고 계속해서 관찰에 나서던 도중 예상치 못한 위기의 순간을 맞이한다.


모리미 도미히코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애니메이션은 서른살의 신인감독 이치다 히로야스가 내놓은 데뷔작으로 원작이 보여준 환상적인 스토리를 서정적이고 따뜻한 그림체로 아름답게 구현했다. 어른을 동경하는 어린이의 마음과 마치 꿈속에서 벌어지는 일인 듯한 환상적인 사건들이 상상력을 자극하면서도 감동적인데 작품의 완성도까지 높다.
영화를 보고 나오는 길에 어렸을 때 나는 어땠었나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수작이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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