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시경캡의 경찰이야기] 상하이 임시정부 경찰은 무슨 일 했나

김영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0.17 16:46

수정 2018.10.17 16:46

[시경캡의 경찰이야기] 상하이 임시정부 경찰은 무슨 일 했나

상하이 독립신문에 실린 임시정부 경찰의 활약상
상하이 독립신문에 실린 임시정부 경찰의 활약상

중국 상하이의 대한민국임시정부에서 경찰은 무슨 일을 했을까요. 국권을 상실해 영토가 없는 정부가 사법권과 수사권도 없이 어떻게 치안유지 활동을 지속할 수 있었는지 의문이 들 수도 있습니다. 1925년 11월 1일자 '상하이 독립신문'에 실린 '경무국(현재의 경찰청) 방문기'에 임시정부 경찰의 역할이 잘 나와 있습니다. 상하이 독립신문은 도산 안창호 선생의 주도로 1919년 8월 21일 상하이에서 창간된 임시정부 기관지 성격의 신문으로, 서재필 박사의 독립신문과는 다릅니다.

신문 1개면을 차지하는 기사는 다음과 같이 시작됩니다. "그동안 우리 경무국은 민활하고 용감한 활동을 계속 이어온 결과, 동포의 생명과 재산을 협박하던 강도배들은 무서워 머리를 감싸고 숨어버려 그 그림자를 구경하지 못하게 되었으니…." 이 구절에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임시정부 경찰의 기본임무에 대한 활동이 나옵니다. 이어서 "일본 정탐 '하나다 나카기와' 등은 자신들이 배치했던 정탐선이 끊어져서 매우 당황하며…"로 이어집니다.
이 대목에서는 독립투쟁 당시 일제와 치열한 정보전을 벌여왔던 긴박함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신문은 '어리석은 모 단체원 김○'에 대한 임시정부 경찰의 내사 진행 상황을 다음과 같이 소개하면서 마무리합니다. "그러나 오히려 그자 한 사람을 처치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고, 그 연루자를 모두 없애버리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직 관련자를 은밀 조사하기까지는 그자의 성명을 분명히 말할 수 없다고 하였다." 현대 경찰의 조직폭력배 수사나 마약사범 수사를 연상케 하는 내용입니다.


이 같은 임시정부 경찰 활동에 대해 백범 김구 선생은 백범일지에 "남의 조계(組界)에 얹혀 지내는 임시정부인 만큼 세계 각국의 일반적인 경찰행정과는 달랐다. 왜적의 정탐활동을 방지하고 독립운동자 가운데 투항자 유무를 정찰하며 왜의 마수가 어떤 방면으로 침투하는지를 살피는 것이 주임무였다"는 글을 남겼습니다.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듯이, 나라를 빼앗긴 우리 동포들에게는 대한민국임시정부와 그들을 지켜주는 임시정부 경찰이 있었습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