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마취방법 상관없이 수술 후 급성 신손상 위험 있어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0.17 08:20

수정 2018.10.17 08:20

김세중 교수
김세중 교수


마취방법에 상관없이 수술 후 급성 신손상 위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술 후에는 직접적인 수술 부위가 아니더라도 신체 전반의 기능에 관여하는 장기에 무리가 올 수 있다. 실제로 각종 수술을 받은 환자의 5~10%는 여러 원인에 의해 갑작스럽게 신장 세포가 손상을 받아 신장 기능이 감소하는 '급성 신손상(Acute Kidney Injury)'을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신장내과 김세중 교수 연구팀은 2006년부터 2015년까지 10년간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수술받은 환자 7만4524명 중 수술 이전에 신장 질환을 가지고 있거나 평균 혈청 크레아틴 수치가 높은 환자를 제외한 총 5만3484명의 수술 전 신장 기능 검사 결과와 수술 후 급성 신손상 발생 여부를 확인했다고 17일 밝혔다.

연구에서 혈청 크레아티닌이 0.3mg/dL 이상 증가하거나 50% 이상 증가한 환자를 '급성 신손상 환자'로 정의했다.

연구팀은 수술 시 전신마취를 받은 환자군(4만1996명)과 그 외의 마취(부위마취, 척추마취, 감시하 마취관리 등)를 받은 환자군(1만1488명)을 나누어 혈청 크레아티닌 수치를 통해 급성 신손상 위험 정도를 비교했다.


분석 결과, 전신마취 후 급성 신손상 발생률이 전신마취 이외의 마취 후의 경우와 비교해 유사한 경향을 보였다. 따라서 수술 후에는 마취종류와 무관하게 급성 신손상의 위험이 있음을 밝혀냈다.

또 급성 신손상이 발생하면 이후 말기 신부전증이나 사망의 위험이 같은 정도로 증가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추적이 필요했다. 이는 전신마취 이외의 마취가 급성 신손상 발생 및 환자의 예후 면에서 전신마취의 경우보다 안전하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 결과이기도 하다.

급성 신손상의 위험인자로는 일반적으로 고령, 당뇨, 만성콩팥병 등을 꼽을 수 있다. 이외에도 심장수술과 같은 수술적 처치도 급성 신손상 발생에 영향을 미친다. 이를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신장이 제 기능을 못해 몸에 노폐물이 쌓이고 소변 배출이 줄어들어 체내 수분균형이 깨지며 이렇게 한 번 손상된 신장은 다시 원상태로 회복되기 어렵다. 특히 급성 신손상이 발생하면 말기 신부전증(신장 기능이 정상의 10% 이하로 감소한 상태)으로 이어지거나 투석 위험도와 사망률까지 높일 수 있다. 이 때문에, 사전에 예측하는 것은 중요하다. 또 수술 후에도 면밀한 감시가 필요하다.

김 교수는 "전신마취가 아닌 마취방법으로 수술 시 급성 신손상이 얼마나 발생하는지에 대한 평가는 기존에 잘 알려지지 않았다"며 "혈액 검사와 같이 간단한 검사를 통한 대규모 임상 자료를 재해석하고 활용한 데 이번 연구의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급성 신손상은 수술 후 환자에게 소변양 감소, 부종 등과 더불어 심할 경우에는 신장투석의 위험을 높이고 사망까지 초래할 수 있다"며 "이러한 위험을 가진 환자의 신장 상태 및 기능에 대해서는 특히 감시와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SCI급 국제 학술지 '메디슨(Medicine)' 최신호에 게재됐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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