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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辛라면'으로 '新기록'.. 농심, 中서 20년새 매출 40배 껑충

김병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0.16 16:36

수정 2018.10.16 16:36

올 상반기 매출 1억3천만弗.. 연말까지 2억8천만弗 눈앞
중국 사업 성공 비결은 맛은 한국식·광고는 현지화.. 제품·마케팅 '투트랙'전략
지난 15일 베이징서 개막한 신라면배 바둑최강전도 큰 힘
'제20회 농심 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이 지난 15일 중국 베이징에서 개막했다. 이세돌(왼쪽 첫번째), 커제(오른쪽 첫번째) 등 한.중.일 대표 기사들이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
'제20회 농심 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이 지난 15일 중국 베이징에서 개막했다. 이세돌(왼쪽 첫번째), 커제(오른쪽 첫번째) 등 한.중.일 대표 기사들이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

'辛라면'으로 '新기록'.. 농심, 中서 20년새 매출 40배 껑충

농심이 중국사업 20년만에 매출 40배 성장의 대기록을 연내 달성한다. 신라면의 차별화 전략과 현지마케팅을 양대축으로 가파른 성장을 기록했고 특히 올해 20주년을 맞은 '농심 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의 역할이 컸다.


16일 농심은 "1999년 독자사업 첫 해 매출 700만달러로 시작한 농심 중국법인은 올 상반기 약 1억3000만달러를 기록, 연말까지 2억8000만 달러의 최대 실적을 눈앞에 두고 있다"며 "누적매출도 상반기를 기점으로 20억 달러를 넘어서 농심 해외법인 최초의 기록을 세웠다"고 밝혔다. 상반기 매출은 전년 대비 17% 늘어났다.

자국 식문화의 영향을 크게 받는 식품업체가 해외에서 20년 이상 성장을 이어온 것은 드문 사례다.

농심의 중국 첫 진출은 1996년 상하이에 생산공장을 가동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대만 업체와 합작형태로 진출했지만 1998년 지분을 인수하고 1999년부터 독자노선의 길을 걸었다. 동시에 청도공장(1998년), 심양공장(2000년) 등을 잇따라 가동하며 중국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농심 조인현 중국법인장은 "90년대말 중국시장은 중국 저가라면이 시장의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었고 소비자들 또한 한국식품에 대해 큰 관심이 없어 마트에 제품 입점조차 되지 않는 등 초창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회고했다.

세계 최대 시장이라 불리는 중국에서 농심의 성공 비결은 제품과 마케팅의 '투트랙 전략'이다. 제품은 한국의 매운맛을 그대로 가져가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광고나 마케팅 등은 철저하게 현지 문화와 트렌드를 우선시했다.

한국식 '끓여먹는 라면 문화'도 그대로 가져갔다. 중국은 그릇에 면과 스프를 넣고 뜨거운 물을 부어 데워먹는 포면(包面) 문화가 보편적인데, 농심은 한국의 라면 조리법으로 중국 라면업체들과 정면승부를 펼쳤다.

한편 농심의 중국사업에 큰 힘이 된 '농심 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이 지난 15일 중국 베이징에서 막을 올렸다.

올해로 20회인 농심 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에는 이세돌, 박정환 등 국가대표 기사들이 출전해 중국, 일본 기사들과 베이징, 부산, 상하이를 거치며 치열한 한판 승부를 벌인다.

농심은 중국 진출 당시 바둑에 대한 열기가 높기로 유명한 중국인들의 이목을 집중시켜 농심의 인지도와 신라면 브랜드를 동시에 부각시키고자 했다.
중국에서 두 차례 치러지는 대회에서 현지 소비자들은 대국을 관전하기 위해 대국장이나 TV앞에 모여들었고, 이들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신라면 소비로 이어졌다.

신라면배의 흥행은 초창기 중국사업에 돌파구가 됐다.
조인현 중국법인장은 "언론보도와 입소문 등의 광고효과는 특약점과 대형마트 입점 등 유통망 확대를 가져왔고, 이는 곧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며 "신라면배가 사업의 난관을 헤쳐나가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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